며칠 전 일입니다. 남편인 현직 판사가 억대 뇌물 수뢰 의혹에 여자 문제로 인한 가정폭력 불상사까지 빚자 부인이 대법원 행정처에 진정을 했다는 신문 기사와 사설을 읽던 참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내 곁에서 한참을 들여다보던 집사람이 이런 개탄을 쏟아냈습니다. "참 희한하고 요상한 일도 다 있네. 그집 부부도 보나마나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으로 살다가 종 땡 쳤구먼. 그 판사도 참 헐이다 헐!"

한 손엔 칼, 한 손엔 저울, 눈에는 붕대로 조각된 '정의의 여신상'! 그 '칼'을 부러뜨리고, 그 '저울'을 망가뜨리고, 그 '붕대'에 먹칠을 한 '재판 거래'라는 막장극까지 불거진 마당에 수뢰 의혹 판사까지 덧붙다니 이게 웬 화불단행(禍不單行)? "법은 은혜로 왜곡되고, 힘에 의해 파괴되고, 돈에 의하여 부식(腐蝕)된다"고 한 키케로의 갈파가 가슴에 서늘히 와 닿습니다. '사법 더위'가 싹 가실 듯.

'법의 목적은 정의의 실현'

이 명제를 순간,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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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싸워 가는 틈틈이

되새길 법관 많기를 비네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대쪽' 실루엣이 어른거리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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