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이파이브
집으로 들어오는 딸을 손바닥을 내밀며 반겼어.
친근한 부녀에게 하이파이브는 익숙한 인사 방법이지.
멀리서 손바닥을 쭉 펴며 다가오는 걸음이 사뿐사뿐하더군.
"내가 이겼다."
이겨?
다시 보니 내 손바닥 바로 앞에서 멈춘 딸 손바닥이 '가위'더군.
씩 웃으며 돌아가는 게 참 짓궂어 보였어.
보통 이런 공격(?)은 내가 하는데.
점점 밀리는 듯해서 걱정이야.
2. 금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딸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외쳤지.
"가위, 바위, 보!"
나는 묵, 딸은 빠를 내더군.
"예지, 저거 안 보여?"
엘리베이터 문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가리켰어.
다 알지? '빠 금지' 스티커.
씩 웃던 딸이 받아치더군.
"그러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왜 쓸데없이 가위바위보야?"
맞아. 아주 조금 부끄러웠어.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23년 3월부터 시민사회부 1호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