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잡지 <동네작가> 창간호…진주 소설쓰기 동호회 발간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동네 문예잡지 <동네작가> 창간호가 나왔다.

진주에 사는 동네 이웃끼리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다가 만들게 됐다고 한다. A5 크기에 표지 포함 32쪽, 가격은 3000원인 소책자 형태다. 마지막 장에는 광고도 있어 문예잡지로서 갖출 건 다 갖췄다.

"<동네 작가>는 좀 모자란 우리가 모여 만든 이야기다. 모지랭이도 한자씩 써내려가다 보면 단어가 튀어나오고 문장이 생겨나고 하나둘 문단이 쌓인다."

진주의 소설쓰기 모임 회원들이 제작한 동네 문예잡지 <동네작가> 창간호에는 단편소설 3편, 장편 연재소설 1편, 시 1편이 담겼다. 사진은 배송 작업 중인 모습. /동네작가

잡지 첫 장에 나오는 발간사처럼 이웃 3명으로 시작한 '우리 소설 써요' 모임이 시작이었다. 각자 쓴 글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서 우리끼리만 하지 말고 간단히 프린트해서 한 부에 천 원씩 팔까, 했던 거예요. 진주 유명 헌책방인 소소책방 조경국 대표가 이들이 실험적으로 프린트한 걸 보더니 자신도 끼겠다 했고, 편집 전문가도 한 명 끼게 되면서 번듯한 책자가 나오게 된 거예요."

대표이자 광고와 독자사업까지 맡은 권정애(49·진주시) 씨의 이야기다. 창간호는 초단편소설 3편, 장편 연재소설 한 편, 시 한 편으로 구성됐다. 작가 이름은 모두 별명으로 적혀 있어 본인들 외에는 누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인쇄소 이름이 '1213가내수공업공작소'다. 조경국 대표 아파트 호수란다. 결국, 집에서 출력해서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가내 수공업이다. 그러다 보니 무작정 많이 만들 수가 없다. '매호 한정판 작은 문예지'란 수식어를 붙인 이유다. 창간호는 100부만 인쇄했다. 하지만, 발간 후 주문이 많아 추가로 수십 부를 더 만들었다고 한다.

<동네작가>는 진주 지역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판매처에서 구입할 수도 있지만, 1500원만 더 보태면 우편으로도 보내준다. 다만, 부정기 간행물이라 정기 구독은 받지 않는다.

이메일(badagipi@gmail.com)로 글을 보내면 원고료도 준다.

"비평의 눈이 아닌 격려와 애정의 눈으로 '재밌게' 읽어 주시길."

창간호에 적힌 당부의 말처럼 <동네작가>는 그저 편하고 가볍게 들춰보기 좋은 잡지다. 간단하지만 일상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재밌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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