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도 잊힌 '지역음악인 자료 전시 공간'
전문인력 부족·연 1회 음악회뿐…활성화 안돼

마산조각공원의 부차적 공간.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산2길 35에 자리한 마산음악관 현주소다. 창원시 공식 관광 누리집(http://culture.changwon.go.kr/)에서 '마산음악관'을 검색하면 마산조각공원이 결괏값으로 나온다.

음악관은 이일래, 조두남, 반야월, 이수인 등 마산 출신이거나 마산에서 활동했던 음악인 자료 등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방문객은 2547명을 기록했다.

이들 음악가 악보나 관련 서적은 좁은 보관함 안에 겹쳐 있다. 그 위로 아코디언, 멜로디언 등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는 악기가 놓여 있어 오롯이 전시에 집중하기 어렵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조각공원 한편에 자리 잡은 마산음악관.

공간은 크게 전시실 1, 전시실 2, 영상실, 음악 감상실로 구성했다. 전시실 1은 음악가 조두남에게 할애했다. 나머지 음악가 정보는 전시실 2 공간에서 모두 풀어낸다. 사실상 조두남기념관에 가깝다.

현재 음악관 인원 구성은 청원 경찰 1명, 기간제 해설사 1명, 사회복무요원 1명이다. 가까운 마산문학관은 학예사를 포함한 공무원 인력 3명, 사회복무요원 1명이 있다. 문예 강좌나 특별 기획전을 치를 여력이 있다.

마산음악관은 1년에 한 번 공식적인 야외 음악회가 전부다. 지난해 9월 음악관 야외무대에서 갈라 콘서트 '맘마미아'를 치렀고, 2016년에는 '가을 저녁 야외 음악회'를 치른 바 있다. 올해 비슷한 시기 공연 계획이 있지만 이 밖에 다른 정기 공연 활동은 없다.

"근·현대 격동의 역사 속에서 함께 한 마산 음악사를 재조명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각종 음악행사를 통해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거듭날 것이다"라는 마산음악관 인사말이 무색한 상황.

△마산음악관 전시실 1 모습. 전체 전시 공간 대부분을 음악가 조두남에 할애하고 있다.

마산음악관은 2005년 6월 15일 개관 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조두남 때문이다. 지난 2003년 5월 개관한 조두남기념관이 음악관 전신이다. 어느 음악가보다 조두남 유품, 자료가 잘 갖춰진 까닭이다.

조두남은 지난 2008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 1940년대 만주에서 친일시인 윤해영과 함께 활동하며 다수 친일 노래를 지었고, 일제 강점기 만주지역에서 친일 음악 활동을 한 혐의가 짙다.

그런 인물 이름을 딴 기념관을 건립하는 데 지역사회 반발이 컸던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름을 바꾸고 다른 음악가 자료를 추가해 음악관을 세웠지만, 그런 까닭에 시민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모양새다.

△마산음악관 전시실 2 모습. 자료 배치가 산만해 집중해서 보기 어렵다.

지금도 음악관은 조두남의 모든 행적을 객관적으로 소개하지 않고 있다. 의창구 서상동에 자리한 고향의봄 도서관 안 이원수문학관이 인물의 친일 행적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적인 비교지만 교통수단도 부족하다. 음악관 인근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8대지만, 문학관을 가는 시내버스는 일반·좌석을 합쳐 23대다.

지역 음악가들은 마산음악관이 제 역할을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최천희 (사)경남음악협회 회장은 "마산음악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활성화해야 하는데 기본이 안 갖춰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적인 학예사 1명이 필요하고 한 달에 한 번 상설 공연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불어 "그렇게 하려면 외부 무대 시설로는 한계가 있다. 내부 공연 시설을 마련하는 등 한 번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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