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복귀…무실점 활약
주전 자리 꿰찰지 '기대감'

지난해 경남FC가 K리그2(챌린지)에서 돌풍을 일으킬 때 경남 골문을 든든히 지켰던 이범수가 돌아왔다.

이범수는 지난해 21경기에 나와 18실점(1자책)으로 경남 골문을 책임지던 중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됐다. 이후에는 이준희가 골문을 맡아주면서 돌풍을 계속 일으킬 수 있었고 리그 우승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동계훈련은 물론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범수는 재활에만 집중할 정도로 경남의 전력에서 빠져 있었다.

시즌이 시작되고 보니 경남에서 3~4번째 골키퍼로 인식되던 손정현이 급부상하면서 이범수가 돌아올 자리는 없었다. 손정현의 활약은 그야말로 '보석의 재발견' 급이었다. 경남이 19라운드까지 28득점 19실점하면서 실점 2위를 한 데는 손정현의 미친듯한 선방 쇼가 큰 역할을 했다.

자연히 이범수는 출전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지만, 경기 감각을 익히고자 R리그에도 출전하면서 조용히 기회를 기다렸다.

그런 그에게 지난 24일 열린 FC서울과 벌인 FA컵 대회에서 기회가 왔다. 그리고 이를 꽉 잡았다. 이날 이범수는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며 승부를 승부차기로 가져갔고 승부차기에서도 1개를 막아냈다.

후반 14분 서울이 아크 전방서 프리킥을 얻었고 키커가 곧바로 골문을 향해 쐈지만 이범수는 펀칭으로 막아냈다. 21분에는 서울 고요한이 골라인 부근에서 헤더로 밀어넣으려 했지만 이범수가 한 손으로 쳐냈다. 이 공은 그대로 골인됐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지만 골키퍼의 반응이 더 빨랐다.

이런 활약 덕에 김종부 감독은 28일 서울과 리그 20라운드에도 이범수를 선발 출장시켰다. 손정현에게는 휴식을 주고 후보선수에 이준희를 올렸다.

19라운드까지 경남의 골문을 19실점으로 막으며 지켜낸 손정현은 올 시즌 경남의 주전 골키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주얼스포츠 분석 결과 14라운드까지 상반기에 손정현은 경기당 선방이 1.59개로 4위, 1-1선방+슈퍼세이브 8개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범수는 골킥 정확도가 매우 뛰어난 데다 공중볼 처리도 빼어나 자리를 잡게 되면 김 감독은 이범수와 손정현을 교대로 출전시키면서 경쟁을 통한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손정현의 킥도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17라운드 경기 후반 23분 손정현의 골킥은 인천 아크 부근에 있던 말컹의 머리로 정확히 향했고 말컹이 헤더로 쿠니모토 앞에 떨어뜨렸으며 쿠니모토가 그물망을 흔들면서 선취득점했다.

이제 경남은 이준희만 부활해준다면 골키퍼에 대한 걱정은 접을 수 있다. 이준희는 지난해 이범수가 아웃된 이후 13경기에서 15실점(1자책)으로 경남 골문을 지켜냈지만 올 시즌에는 손정현이 주전을 꿰차면서 아직 출전 기회를 못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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