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항이다. 윤이상과 전혁림, 유치환과 박경리 등 문화예술계 거장들을 낳은 문화예술의 고장이며 성웅 이순신의 통제영 발자취가 뚜렷한 고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영은 그동안 이런 역사·문화적 요소들을 적극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음에도 옥에 티처럼 항구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폐조선소의 삭막한 풍경으로 온전한 명소로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경상남도와 통영시, LH가 손을 잡고 폐조선소를 걷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한 것은 그 자체로 기대를 걸게 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통영의 숙원 해결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도시개발사업의 성공을 여는 핵심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경남도와 통영시, LH가 MOU를 맺음으로써 첫발을 내딛게 된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은 총 1조 1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선 덩치가 만만치 않다. 경남도는 이곳을 국제적인 랜드마크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통영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도시이다. 경남도는 소요될 국비 등 재원 확보와 자족시설 유치를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통영시도 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H는 폐조선소 재생사업 시행과 도시재생뉴딜사업 지원 업무를 맡기로 했다.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은 작년 12월의 공모에서 유일하게 경제기반형 사업으로 선정되었다. 경쟁력을 잃고 지역 경제를 침체상태에 빠지게 한 조선산업에서 탈피하여 문화와 관광 목적으로 성공적인 탈바꿈이 이루어지면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신규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가시적인 효과 외에도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 등으로 관광 경남의 중심축으로 기능한다면 보이지 않는 사업성과도 대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이번 사업은 김경수 도정의 역량을 평가하는 사업일 수도 있다. 제대로 성공작을 만들어야 한다. 통영시와 LH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려도 있다. 조선산업을 버리는 명분으로 작용하여 또 다른 무분별한 사업에 빌미가 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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