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시찰 및 간담회 "정보 부족해 당장 논하기 어렵다"
영풍제련소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

정부가 낙동강 보 철거 결정을 내년 이후로 넘겼다. 31일 낙동강을 방문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낙동강 보 철거 여부를 2018년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안 차관은 이날 낙동강 함안창녕보를 방문해 낙동강유역 운영현황 저검 등 녹조 발생현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그는 함안보에서 낙동강보관리단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수질과 부유물에 대한 보고를 받고 칠서취수장, 낙동강 하굿둑 시찰과 시민단체 간담회를 했다.

안 차관은 낙동강 수계에 대한 정보 부재로 올해 낙동강 보 철거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10월께 수문을 열어 모니터링 정보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했다. 안 차관은 "낙동강 보를 철거하게 되면 수막재배를 하는 농민들과 어업 활동을 하는 어민들이 어떤 피해를 볼지 단정 지을 수 없다. 보를 만들면서 강이 나빠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나 보 철거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여나갈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보 철거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야 할 시기라 연내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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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31일 오전 창녕함안보를 방문 통합관리센터 회의실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로부터 보 운영 현황과 현안 보고를 받은 뒤 공도교전망대로 이동해 수문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영산강과 금강 등에서 수문 개방으로 발생한 긍정적인 효과가 낙동강에도 변화를 미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함안보는 제한적인 모니터링에 그쳤다. 추가 모니터링 없이도 강이 되살아나고 부작용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의사결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강이 변한 데 대한 정보가 부족해 보 철거를 당장 논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녹조배양장이 될 만큼 오염이 심각함에도 수문 개방 시기를 10월로 못박았다. 안 차관은 "10월 수문을 개방해 보 수위를 낮출 계획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수문을 개방해도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수위를 낮춘 뒤 모니터링을 강화해 관찰하고 기록을 남기겠지만 수막재배농가에 대한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계속 개방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녹조가 심각해져 조류독소 셀 수를 줄여야한다고 판단되면 안동댐이나 상주댐 농수를 방류해 녹조창궐을 막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안은 아까운 물을 방류한다는 점에서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 차관은 낙동강 오염원 영풍제련소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영풍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 경북 봉화군에서 우리나라 최대 아연과 황산, 카드뮴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지난 2월 24일 폐수 70t을 무단 방류한 혐의로 경북도에 적발돼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으나 영풍제련소는 행정심판을 청구해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안 차관은 "통합허가제를 통해 허가대상을 심사하는데 영풍제련소는 허가제 심사대상이다. 당장 폐쇄를 논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지만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엄청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강제 이전이나 폐쇄는 법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조치"라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근본적으로 되살리는 생명과 평화의 길에 적극 나서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녹조 해결과 수질개선 위한 즉각 수문개방 △낙동강 보 처리방안 연내 논의 △낙동강 수문개방 따른 대책마련 예산확보 △공장폐수 낙동강 유입차단 위한 공장폐수 재활용 정책 앞당기기 △낙동강 상류 영풍제력소 퇴출 △낙동강 하구둑 개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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