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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탐하다]간편 요리재료

쉽게 요리하고플 땐 '딱 좋아'
나만의 맛 원한다면 '아쉽네'
맞춤분량 재료로 '만드는 재미'를
획일화된 보통의 맛 '뭔가 부족해'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8년 07월 31일 화요일

자주 들르는 대형마트 신선 제품 코너 한쪽에 최근 새로운 진열장이 들어섰다. 샤부샤부, 코다리 냉면, 버섯된장찌개, 부대찌개, 감자수제비, 버섯 순두부찌개, 애호박찌개, 고추잡채….

진열장에는 웬만한 요리 이름이 죄다 등장했다. 무려 우럭 매운탕까지 있다. 제품을 유심히 살펴보니,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재료를 한 묶음으로 파는 상품이었다.

4980원짜리 버섯된장찌개 제품 구성은 2인분, 총량 430g이었다. 새송이버섯, 표고버섯, 청양고추, 대파, 소스 등을 갖췄다. 그대로 냄비에 붓고 물만 넣어 끓이면 요리 하나가 완성된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제품 특성은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는 레토르트 제품과 신선 제품, 그 중간에 놓인 듯했다.

집에서 요리 하나를 하려면 재료를 각각 구입해야 한다. 자주 쓰는 대파·양파·마늘 등은 큰 묶음으로 사서 두고 쓸 수 있지만, 오래 두고 쓰기가 곤란한 재료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대형마트에 마련된 간편요리 코너./최환석 기자

요즘은 채소도 소량 낱개 포장으로 판다. 그러나 낱개로 파는 제품은 정해져 있고, 가격 면에서 알뜰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반면 이렇게 한 번 요리에 쓸 재료만 묶음 상품으로 구입하면, 적어도 버리는 수고는 더는 듯하다.

진열장 앞에서 고민을 하다 '마파두부' 상품을 구입했다. 구성은 두부(235g), 대파 부분 두 줄, 표고버섯 하나, 미니 파프리카 두 개, 마늘 다섯 쪽, 마파두부 소스 1봉, 고추맛 소스 1봉이었다. 양은 2~3인분에 맞춰졌다. 다진 돼지고기 100g을 따로 준비하라는 설명을 보고, 국내산 돼지 다진 뒷다리는 따로 샀다.

간편요리 팩 속 재료로 마파두부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최환석 기자

상품 겉 포장에 쓰인 '마파두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요리를 해봤다. 먼저 채소는 깨끗하게 씻어 손질했다. 마늘은 편을 썰고, 대파는 송송 썰었다. 파프리카와 두부는 깍둑썰기를 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파와 마늘을 넣고 볶았다. 적당히 익은 듯해서 돼지고기 100g을 넣었다. 다진 돼지고기는 센 불에 볶으면 고기가 뭉친다고 해서 불을 살짝 낮췄다. 돼지고기가 적당히 익은 다음 파프리카를 넣고 다시 볶았다.

여기까지 조리를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평소보다 식탁이 깔끔했다. 개별 재료를 사서 요리하면 손질하고 버리는 부분이나 제품 포장지로 식탁이 꽤 지저분하다.

간편요리 팩 속 재료로 마파두부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최환석 기자

한 묶음으로 한 번 요리하는 데 쓰는 재료만 손질하니까 버리는 부분이 없고, 포장지도 하나만 치우면 되니까 손이 덜 간다는 장점이 있었다.

채소와 돼지고기를 모두 볶은 다음 두부와 소스를 모두 넣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볶아줬다. 간단하게 요리 하나를 완성했다. 간편함과 요리의 즐거움이 적당히 균형을 이뤘다.

마파두부 첫인상은 '적당히 먹을 만하다'였다. 예상한 그대로의 평균적인 맛이었다. 평소 요리할 때 손이 커서 남기는 일이 적잖은데, 2~3인분짜리 마파두부는 두 명이 먹기에 딱 알맞았다.

배도 꺼트릴 겸 묶음 상품을 구입한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몰에서 마파두부를 할 때 드는 개별 재룟값을 찾아봤다.

간편요리 팩 속 재료로 마파두부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최환석 기자

먼저 대파. 뿌리, 잎, 줄기 모두 갖춘 대파 두 개의 가장 싼 가격이 990원이었다. 다음은 표고버섯. 한 봉에 3490원짜리가 양이나 가격에서 가장 적당해 보였다. 물론 1~2인 가구 기준 표고버섯 한 봉은 오래 두고 먹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구성이었다.

파프리카는 한 봉에 2990원, 마파두부 양념소스는 130~150g 구성에 1500원대였다. 만약 소스를 쓰지 않으려면 중국식 고추장인 두반장을 따로 사야 한다. 368g짜리 두반장은 5280원이다. 두부는 200g짜리 세 개를 묶어 3980원에 판매했다.

만약 한 끼 식사로 마파두부를 해먹겠다고 개별 재료를 산다면 1만 3000원가량이 드는 셈이다.

물론 남는 재료를 다른 요리에 쓴다거나, 가족 구성이 3인 이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1~2인 가구를 기준으로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묶음 상품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묶음 상품의 장점은 아무래도 편리함이다. 적어도 남은 재료를 다시 쓰는 일이나, 개별 포장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수고는 덜 수 있다. 더불어 일반적인 레토르트 제품보다는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이 있다.

하지만, 제품이 추구하는 맛의 획일화는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더욱이 신선한 재료를 고를 수 없다는 수동적인 제품의 성격상, 먹을거리를 꼼꼼하게 따져 구입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끌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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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