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남도청 입구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이 마무리될 즈음 한 중년 여성이 나타났다. 갑작스레 나타난 그 여성은 다짜고짜 "노조가 문제다", "노조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고함을 질렀다. 발언하는 노조 간부에게 삿대질을 하며 기자회견을 막아서자, 노조원들이 이를 저지하느라 애를 먹었다.

노조는 가깝고도 멀다. 시민사회부에서 노동을 담당하기 전 문화체육부에서 전시 파트를 담당했다. 노동을 담당하고 나서 첫 노조 집회 행진의 이질감(?)은 생생하다.

도청 정문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걸어 창원시청 광장,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사까지 이어지는 코스였다. 취재 시간이 빠듯했지만, 첫 행진 취재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걸었다. 여러 차례 취재를 위해 오갔던 성산아트홀이 바로 오른쪽에 있었지만, 아득하게 느껴졌다.

노동자 권리를 요구하고, 쟁취해 내고자 10년이 넘게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눈물겹다. 정리해고 반대 투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노동자들. 이 때문에 가정이 부서지고, 목숨까지 잃는 이들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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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이 불법 파견을 했기에 이를 시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지도 10년이 넘게 흘렀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불법 파견이라고 판정을 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현대위아 공장에도 비정규직 노조가 생겼다. 더 나은 노동환경을 요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하나 둘 모이는 것이라 여긴다. 해고 12년 만에 눈물을 흘리며 노동 현장으로 돌아가는 KTX 승무원의 감동이 경남에서도 일어날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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