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무덥지만 따뜻한 인간애로 노동자를 존중하고…' 하는 어떤 글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온열질환이 염려되는 노동자에게 '따뜻한' 인간애라고? 이거 혹 어폐가 있는 말이 아닐까? 추운 겨울이라면 몰라도 하는, 걱정도 팔자다 싶은 기우가 들어 싱겁고 우스웠습니다.

한데 밤낮 없이 찜통 더위인 '대핫(hot)민국'에서 땡볕노동에 숨이 턱턱 막혀도 그냥 일할 수밖에 없는, 폭염에 내던져지듯 내몰린 건설 노동자들! 그들에게 '무덥지만 따뜻한'이 설사 어폐랄지라도 진정한 인간애로만 베풀어진다면야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좋은 납량 선물인들 아니 되랴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옛적 가난한 사람들에겐 무더위가 차라리 혹한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한데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여름이 더 힘듭니다. 상류족이 긴 팔 옷에 에어컨 호강을 누릴 때, 가난한 이들은 찜통 집에서 선풍기 방패로 더위와 맞서 사는 게 고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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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가 내려져도

'매시간 10~15분의 휴식'

무용(無用)된 지 오래이네

빛 좋은

개살구, 그림 떡이매

'무전유서(無錢有暑)'로 살 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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