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쇄신' 역효과 우려…속도 늦춘 혁신에 아쉬움도

김경수 지사가 첫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예고했던 대로 소규모였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6개월 후를 기약했다.

김 지사는 취임 초 이미 "기존 관례대로 인사발령을 하겠다"고 했고, 조직개편은 도정혁신 과제로 삼아 심도있는 검토를 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속도 있는 도정 혁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첫 인사이기에 도청 직원들의 개개인 능력을 현재로서는 평가할 방법이 없다"며 "그럼에도 도정 핵심 현안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될 것"이라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또한 전임 지사가 도청을 비운 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기에 과도하게 급박한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인사가 단행되면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번 인사에서 3급 2명, 4급 13명, 5급 18명 등 총 119명을 승진 발령하는 등 495명을 전보발령했다.

류명현 합천부군수가 3급으로 승진해 복지보건국장직을 맡게 됐으며, 윤경석 일자리창출과장이 환경산림국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강덕출 양산부시장은 자신의 전문 분야라 할 수 있는 해양수산국장으로 배치됐고, 민정식 해양수산국장이 밀양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호동 환경산림국장은 양산부시장으로 갔으며, 이상훈 문화예술과장과 정판용 농업정책과장이 각각 남해부군수와 합천부군수로 발령됐다.

특히 홍준표 전 지사가 없앤 남북교류협력TF를 재설치해 변화된 남북평화 시대에 부응해나가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서울본부 산하에 세종사무소(5급 1명, 6급 1명)를 신설함으로써 중앙부처와 더욱 원활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경남도는 "경제활성화 정책과 서부경남 KTX(남부내륙철도)를 추진해야 할 주요 보직에는 연공서열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국토교통부와 교류를 통해 최재원 서기관을 전입시켜 일자리창출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또한 여성 리더의 역할을 강조해왔던 김 지사의 의중이 반영돼 자치행정·회계감사·국가산단 담당 등 핵심 주요보직에 여성사무관이 발탁됐다.

김 지사는 인사 단행 전 "이후가 문제다"라고 밝혔었다. 김 지사는 "기존 근무평정도 중요하지만 실제 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한 직원이 우대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도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능력 검증시스템 구축을 도정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삼을 방침이다.

김 지사는 또한 "시·군에 대한 지도와 단속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건 서비스다. 불법은 당연히 단속을 해야겠지만,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고 제도를 바꿀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단속이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 서비스와 제도개선)성과를 바탕으로 한 발탁인사도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조현명 행정국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기존 인사시스템에 의해 시행했지만,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혁신이 필요하다"며 "개인별 객관적 성과와 실적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인사시스템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