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기를 끊고 온전한 고용보장을 요구한 지 23일째 강기성 성동조선지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단식을 중단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본격적인 투쟁 확대를 예고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강 지회장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우려가 크고, 휴가(7월 31일~8월 3일) 중 또는 휴가 기간 직후 3차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단행이 예고됐다며 투쟁 확대를 위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8시 40분께 경남도청 앞 성동조선지회 농성장을 방문한 의료진은 "현재 몸무게가 약 10㎏ 빠졌고 혈압이 높은 상태다. 이 시기를 지나면 갑자기 혈압이 뚝 떨어져 당장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강 지회장은 오전 9시께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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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오전 경남도청 앞 성동조선지회 농성장에서 노동자들이 앞으로 일정과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희곤 기자

황우찬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조선 살리기를 분명히 약속했다. 그러나 공식적 테이블에서 문제를 협상하지 않고 성동조선 정리해고가 단행된다면 이는 민주당에 조선산업에 대한 실제 정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며 "정리해고가 단행되는 순간 금속노조는 책임지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우리도 경남도민이다. 김경수 도지사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애쓴 것은 알지만 실제 대책이 없다"며 "김경수 도정 첫 정리해고가 단행된다면 우리는 사생결단으로 투쟁할 것이다. 경남도와 도의회는 책임 있는 논의를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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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8시 40분께 의료진이 경남도청 앞 성동조선지회 농성장에서 단식 투쟁인 강기성 지회장 건강을 살펴보고 있다. /김희곤 기자

이날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이 강 지회장 건강을 염려하며 농성장을 방문했다. 김 의장은 "도의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이날 '성동조선 회생방안 마련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고, 본회의에 부쳐 의결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강 지회장 단식 중단에 따라 금속노조 40개 지회가 동참하던 릴레이 단식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성동조선은 지난 4월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사측은 올 4월 기준 1218명(임원·관리직 425명, 생산직 784명) 노동자를 394명까지 줄일 계획을 내놨다. 임원과 관리직은 187명을 줄이면서, 생산직은 637명을 감원하는 내용이다. 특히 희망퇴직 이후 정리해고를 앞두고 있다. 인력구조조정안에는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인원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를 단행"하겠다고 돼 있다. ·2차 희망퇴직으로 36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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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9시께 단식을 중단한 강기성 성동조선지회장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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