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은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가장 정의롭고 노동과 환경을 귀하게 생각하는 의원으로 평가받는다.

나도 가끔 만나본 경험에 의하면 겸손하고 소탈하며 특권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존경하기에 충분한 정치인이었다.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

드루킹 사건에 어쩌다 이름이 오르내리더라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깨끗하리라고 믿었다. 그런데 강의료 등으로 4000만 원의 돈을 받았다는 유서 보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과 슬픈 생각이 들었다. 정의롭고 깨끗하던 분이 어쩌다 돈을 받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까? 본인은 그동안 얼마나 후회하며 괴로워했을까?

왜 노 의원 같은 분이 4000만 원의 돈을 받았을까? 기업의 돈이라면 받지 않았을 테지만 여러 회원이 모은 돈이라 잠깐 착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만한 돈이 필요 없었다면 간단하게 거절하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왜 국회의원들은 많은 돈이 필요할까? 수많은 지역 주민과의 만남, 경조사, 지역 사무실의 경비 등등 경비 쓸 곳은 참으로 많다. 국회의원 월급 900만 원 중 당비, 각종 모임 회비, 세금을 제하면 생활비는 겨우 300만 원 남짓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좋은 정치인을 보호하는 데 노력하자. 의원과 식사하면 각자 식사비를 내고 의원에게 경조사를 연락할 때는 경조사비와 화환은 절대 사절한다는 뜻을 전달하자. 시민단체는 의원에게 후원금 요청을 하지 말자. 여기서 의원이라 함은 국회의원, 시·도의원을 포함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의원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의원이 깨끗하기를 바라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정치자금법 탓하지 말자. 돈 쓸 필요 없는 정치풍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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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고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빌면서 정의로운 의원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을 반성해 본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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