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로 남해안에 적조와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이 시급하다.

기상관측에 따르면 통영에서 전남 고흥 연안의 수온이 8월 초에는 피해 한계점인 28도까지 이를 것이다. 적조생물은 이미 기준치를 훨씬 넘어서서 적조주의보와 고수온주의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다. 육지에서는 40도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서로 인해 가축들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바다에서는 수온이 급격히 오르고 있어 여기저기에서 양식 어패류가 집단 폐사하고 있다.

수십 년 만에 한반도를 덮친 폭염은 말 그대로 자연재난 수준이다.

수온이 오르면 양식 어패류도 사람처럼 쇼크를 겪거나 생리기능 저하, 면역력 약화, 산소 부족으로 버티질 못한다. 작년에도 고수온으로 양식어류 수백만 마리가 폐사하여 37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는데 지금처럼 수온이 계속 올라가면 그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고수온에 약한 우럭이나 볼락 같은 물고기들뿐만 아니라 비교적 강한 참돔 같은 어종까지 피해가 확산하면 수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적조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연안 일원에서는 일주일 사이에 적조생물 개체가 기준치의 서너 배에서 일곱 배까지 늘어나고 있다. 해파리 출현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어민들은 열대야에 잠 못 이룰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폭염을 재난으로 취급해 위기관리와 보상방안 등 종합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경남도도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문제는 일단 발생하면 그다음에는 그다지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황토와 면역증강제를 살포하거나 사료를 줄이거나 가두리 양식장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묘책이 없으니 더 큰 일이다. 기껏해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예찰을 강화하는 정도다.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겠지만 수온 상승이나 적조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오염으로 인한 재난이요, 날로 악화하고 있는 골칫거리다. 탄소가스를 줄이고, 생활하수 오염을 막는 등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대응책도 함께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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