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야간 수확작업 증가 "경운기 반사지 등 부착해야"

밭작물을 수확해 경운기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노부부가 추돌 사고를 당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무더위로 저녁 시간대에 깨, 콩 등 밭작물 수확을 하면서 야간 농촌지역 농기계 사고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4일 오후 8시 25분께 함안군 한 도로에서 ㄱ(82), ㄴ(여·76) 씨가 농사일을 마치고 깻단을 실은 경운기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다 추돌 사고를 당해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승용차 운전자(30)가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경운기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농촌 지역에서 깨, 콩 등 밭작물을 한창 수확하고 있다. 무더위로 초저녁에 일하는 농민도 많아서 야간에 농촌지역에서 운전할 때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 전문가도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시설물 설치, 감속 운전 등을 당부했다. 전연후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교수는 "저녁 시간 농촌 길은 조명 시설이 잘 안 돼 있어서 차량 운전자가 농기계 운전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벽이나 일몰 때 경운기를 보지 못한 사고가 잦은 편이다. 운전자가 감속 운전을 해야 한다. 농민이 경운기에 반사지 등을 부착해 차량 운전자가 인지할 수 있게 하고, 될 수 있으면 야간에 운전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농기계 교통사고를 집계한 결과, 해마다 경남지역에서 100건 이상씩 발생했다. 농기계 교통사고는 2015년 107건(사망 13명, 부상 109명), 2016년 110건(사망 13명, 부상 111명), 2017년 101건(사망 7명, 부상 112명),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43건(사망 4명, 부상 38명)으로 나타났다.

농기계 사고는 주로 5월부터 7월까지 농번기와 9월부터 11월까지 수확 철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지난해에는 5월(17건), 10월(17건), 2016년에는 11월(18건), 2015년에는 9월(16건)에 사고가 많았다. 특히, 최근 3년간 농기계 사고 중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사고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시간대별 사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오후 4~6시(18건), 오후 6~8시(15건)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오후 4~6시에 사고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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