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관련 경찰 조사 받아 '연루 의혹' 직원 포함 술자리
시민 "부적절한 처사"비판

함안군이 기간제 직원 채용 비리 의혹으로 경남지방경찰청의 수사 대상에 오른 보건소장을 지난 11일 행정과 대기발령 조치한 가운데 해당 보건소장이 이날 특정 6급 직원들과 저녁 회식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경남지방경찰청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해당 공무원들을 줄줄이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자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날 회식에 참석한 10여 명의 직원은 이번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는 직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대기발령된 보건소장의 위로 차원에서 직원들이 마련한 순수한 회식이라는 의견과, 다른 직원들을 배제한 충성심 높은 직원들이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모의·단합형 회식이라는 의견 등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한 군민은 "이번 채용비리 사건은 함안군보건소에서 촉발돼 도내 전수조사로 번졌다. 전국적인 망신살이 뻗친 마당에 회식까지 벌인 이들의 처사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대기발령된 보건소장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투서에는 '차등대우'가 지적돼 있다. 평소 상품권과 선물 등에 따라 직원들을 평가하는 차등대우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투서에는 또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출장비를 포함한 월액 여비가 소장에게만 40만 원이 지급됐고, 이 가운데 직원이 10만 원을 챙기고 30만 원을 소장에게 지급했을 때는 한 달 이상 결재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더구나 보건소장은 부임 이후 구내식당 김장김치를 지난 2017년을 제외한 매년 2통씩 가져갔고, 수시로 반찬과 밥을 한 끼만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해 당시 재수생인 자녀에게 보냈다는 내용도 있었다. 반찬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식당 종사자에게 불이익을 줄 것 같이 반찬에 대해 트집을 잡았다고도 했다.

보건소장이 출장 여비까지 받아놓고도 출장 목적인 교육을 가지 않은 게 허다하고, 소장이 갈 필요없는 교육까지 싹쓸이하며 교육비를 챙겼다는 파렴치한 내용까지 폭로하고 있다.

투서를 한 직원들은 "직렬 특수상 한 곳에만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억울하고 속상한 일들이 비일비재하지만, 보건소장 눈치 때문에 그동안 잘못된 관습을 고발하지 못했다"며 "공로 직원들이 나눠 가지는 성과상여금 문제 등 잘못된 부분과 직원들에게 자행했던 사실을 낱낱이 고발해 자성의 시간과 함께 보건소가 새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투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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