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급식 진단] (상) 실태와 원인
배식량·메뉴 등에 잇따른 민원, 조리원 노동환경 문제도 여전
학교급식 안정화 요구 거세져

최근 창원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학부모가 찍은 식판에 담긴 밥과 반찬 사진은 맛, 양, 다양성, 소통 등 학교급식 민원이었다. '학생들을 어떻게 잘 먹일 것인가'를 고민하며 뜨거운 불 앞에서 "맛있어져라" 주문을 거는 학교 급식 조리원들의 수고에도 식단 구성에 대한 체계적 교육·관리 시스템 부재는 부실 급식 논란을 낳고 있다.

파인애플 한 조각, 김치, 참나물 볶음, 치즈 불닭, 북어콩나물국이 조금씩 담긴 식판 사진이 문제가 된 건 지난 4월이다. 창원 한 초등학교 1학년이 먹은 점심이다. 학부모들은 경남도교육청에 민원 신청과 함께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음식 질과 배식량을 둘러싼 갈등이 일었고 이 학교는 급식을 주제로 연석 간담회를 여는 등 곤욕을 치렀다.

김해 한 고교에서는 지난 4월 급식에서 밀웜이라는 벌레가 나와 일부 학생이 복통을 호소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배식량 부족, 조리원들의 불친절함까지 불거졌다. 김해교육지원청이 현장지도를 나섰고 심층 조사가 진행됐다. 원인을 찾아 나서자 제한된 시간에 수 명의 조리원이 수백 명의 학생에게 음식을 나눠줘야 하는 어려움, 열악한 근무 여건, 고된 업무가 맞닿아 있었다. 5월에는 창원 한 고등학교 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부실한 학교급식을 고발했다. 깨끗하지 못한 식판, 단조로운 메뉴를 지적했다.

창원시 한 초등학교에서 '부실급식' 논란이 된 식판 사진. /독자

'학교 전면 무상급식 확대'를 앞두고 이제는 학교급식 안정화와 급식질을 높이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4월 문제가 일었던 창원 한 초등학교는 인근 새 아파트 단지 입주로 올해 6학급·220명 학생이 늘면서 1인 1식 식품비 단가가 줄었다. 도교육청은 식품비 지원 단가를 성장과 먹는 양에 따라 초·중·고교를 기준으로 학생 수에 따라 차등 책정하고 있다. 큰 학교는 납품업체가 선호하고, 대량 구매를 할 수 있어 1인 식품비가 내려간다. 100명 이하 초등학교 식품비는 1인 1식 3080원, 1201명 이상 학교는 1850원이다.

지난해 학생수가 600명대였던 이 학교가 지원받은 식품비는 2180원(501~800명)이었지만, 올해는 약 900명으로 늘면서 1960원(801~1200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식품비에 포함된 우유비 인상으로 순수 식품비는 1600원이 돼 지난해보다 1인당 320원이 적다. 학교 측은 식품비 단가 책정 계단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300~400명 차이 구간을 촘촘하게 나눠 900명 학교는 2000원대로 책정해야 급식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은 식품비라도 영양사 개인 역량에 따라 급식에 질적 격차가 나는 문제도 있다. 영양사가 되고자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식단 구성을 고유의 권한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이 다르고 실무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실 급식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 2006년부터 지역별 공동식단 연구는 계속돼왔다. 학교 간 편차를 줄이고자 도교육청은 2010년 3년 연구 끝에 표준식단을 마련해 보급했지만 무상급식 양적 확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급식을 통한 건강한 식생활 문화,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식단 구성에 대한 체계적 교육, 관리시스템 부재로 학교 간 급식 수준 편차가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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