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성과 나쁘지 않아"
도민을 위한 구단 강조

조기호 경남FC 대표이사의 사표가 반려됐다. ▶20·23일 자 17면 보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3일 오전 도청 간부회의에서 "리그가 진행되는 시민구단 경남FC 대표이사 임기가 6개월 남았다. 후반기 리그가 진행 중이고 성적도 나쁘지 않다. 그동안 진행돼왔던 운영상 결과를 보더라도 이런 경우에는 남은 임기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며 "사표를 내시는 거 같은데 반려해 주시고 남은 임기 보장되도록 조치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실질적인 도민구단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시민구단으로 경남도가 한 해 100억 예산을 지원하는데 실제 도민들을 위한 도민구단이자 시민구단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도 공무원이 나서서 직접 할 상황은 아닌데, 관련 부서가 능동적 대책을 수립해서 실질적으로 도민구단이 될 수 있도록 지원 대책과 근본적인 방안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난 16일 신임 도지사의 인사 운용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자 사직서를 내고 휴가를 떠났다.

조 대표 사표 반려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구 갤러리 등에서는 환영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에펨코리아에 본보 온라인 기사가 걸리자 유저 '우리가성남이란걸'은 "이번 지사는 생각이 잘 박힌 것 같다. 공이 있으니까 대우를 해준다는 기본 원칙을 잘 지켰다고 생각함"이라고 댓글을 남겼고 락싸에는 "잘했습니다. 김경수답게 잘 처리했습니다"거나 "내 한 표가 이렇게 또 빛을 발하는구나"라는 댓글이 달렸다.

경남을 비롯한 시·도민 구단은 전부 시장이나 도지사가 구단주이다 보니 지방선거로 시장·지사가 바뀔 때마다 대표이사가 경질돼 온 게 일반적이었다. 특히 시장이나 지사의 소속 정당이 바뀌면 후폭풍은 더 커 지난 2014년 대전시티즌이 대표이사 경질 후 이듬해 2부리그로 팀이 강등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팀 성적이 좋고 그간 운영 성과도 나쁘지 않으니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함으로써 '공이 있으면 쓰겠다'는 도 산하·출자·출연 기관장 인사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

도청 주변에는 현직 출자·출연 기관장 등 7~8명의 실명이 거론되며 '알아서 나가야 할 사람들'이라는 말이 나도는 가운데 이번 사표 반려가 나머지 기관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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