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마지막 인연 '창원'…민생 현안 해결에 앞장

고(故) 노회찬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구로 '성산구'를 선택하면서 창원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 노원 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내다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후 야인으로 지내던 그에게 정의당 경남도당이 '진보 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탈환할 히든카드로 적극적인 구애를 하면서다.

그해 1월 말 당 전국위원회가 성산행을 승인하면서 노 의원과 창원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손석형 전 도의원과 민주노총 단일화, 허성무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구지역위원장과 후보 단일화 등 두 차례 난관을 뚫고서야 4·13총선에 나설 수 있었다. 이후 본선에서 51.5%를 득표해 40.2%에 그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노회찬 의원이 2016년 창원 성산구 출마를 선언하고 당시 정의당 심상정 대표에게서 받은 노란넥타이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선거 기간 내내 노 의원을 괴롭힌 건 부족한 지역 연고를 문제 삼은 '철새론'이었다. 그는 이를 '민생 현안 해결'에 바탕을 둔 정책 선거로 극복했다.

△도시가스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값 △상·하수도 요금 등 '생활요금 인하' 공약이 대표적이다.

당선 직후 노 의원을 중심으로 정의당 도당, 시민사회단체가 뭉쳐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위한 공동 행동에 들어갔다. 노 의원도 기자회견과 토론회 등을 잇달아 연 데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감사원장을 상대로 감사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압박에 경남도는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 소폭 인하 결정을 내렸다. 또한, 올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 합리화 추진계획' 발표하면서 도시가스 소매요금 산정제도 개선이 필요한 점을 인정했다. 이를 근거로 경남 도시가스 요금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는 등 성과를 거뒀다. 국회의원이 '정치'가 아닌 '정책' 영역에서도 유의미한 역할을 한 사례였다.

쓰레기봉투 값 인하를 두고는 당시 새누리당 소속 안상수 창원시장과 '협치' 모범을 보였다. 노 의원 공약에 안 시장이 화답하면서 쓰레기봉투 값 인하 정책 검토가 이뤄졌다.

지난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산재사고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노 의원은 그 뒤 창원시를 찾아 '17개 정책 협조 요청 목록'을 전하고, 안 시장은 실무부서 검토를 거치기로 했다. 대신 노 의원은 안 시장이 추진하는 '창원광역시 승격 운동'에 다소나마 힘을 보탰다. 결과론적으로 쓰레기봉투 값 인하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 의원은 '민생 정책'을 매개로 정당을 뛰어넘는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노 의원은 아울러 창원 상·하수도 요금 인하를 위해 '물 복지', '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가 책무를 규정한 '수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생활 필수 공공재인 수돗물 생산원가 인하 방안을 찾고자 했다.

이 밖에도 노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 진보정당 의원답게 조선노동자 등 고용 위기에 빠진 노동자 해고 저지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은' 홍준표 도정의 일방독주식 행정에 대안을 찾고자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무상급식을 의무적으로 책임지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노회찬 의원과 정의당 경남도당이 주최한 도시가스 소매 요금제도 문제점과 소비자 이익 보호 개선방안 토론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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