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케냐서 식량원조 전달식 참석 "당연한 책임"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현지시각 21일 오후)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쌀이 충분하지는 않다. 그래도 난민들의 배고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케냐 나이로비의 세계식량계획(WFP) 식량 창고를 방문, 식량원조 전달식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정부는 올해 1월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 올해는 2016년에 생산한 한국쌀 5만t(460억 원)을 △예멘(1만 7000t) △케냐(1만 3000t) △에티오피아(1만5000t) △우간다(5000t)의 난민 등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이 총리가 이날 방문한 식량 창고에는 지난봄 목포항에서 실어 보낸 한국 쌀이 가득 쌓여 있었다. 한국은 연간 20만∼30만 t의 쌀이 남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케냐 나이로비 공항 인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창고에서 열린 식량원조 전달식에서 WFP 관계자들과 지난봄 목포항에서 실어보낸 한국 쌀이 가득 쌓여 있는 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케냐에 도착한 한국 쌀은 수단·에티오피아 난민들이 있는 카쿠마 캠프와 소말리아 난민들이 있는 다답 캠프에 분배된다.

이 총리는 "한국 국민은 누구보다도 배고픔을 잘 안다. 20세기 들어서도 한국은 오랫동안 WFP 등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다"며 "내 몸의 일부도 원조받은 식량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1950년부터 3년간 계속된 내전의 잿더미 위에서 반세기 만에 식량자급과 경제발전을 이뤘고, 특히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며 "한국의 이런 경험이 개도국에 희망을 드리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개도국을 돕고 배고픈 난민을 지원하는 것은 한국의 당연하고도 영광스러운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9분의 1인 약 8억 명이 영양부족 상태이고, 지난 10년간 감소했던 기아인구가 내전과 국지적 분쟁, 기후변화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기아종식을 위해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리카 요르겐센 WFP 동·중앙아프리카 지역 본부장은 "한국은 불과 한 세대 만에 기아종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롤모델 국가이다. 기아종식은 가능하다"며 "한국이 보내준 쌀은 케냐만 해도 카쿠마·다답캠프 난민 40만 명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 난민이 직접 그린 그림 선물을 이 총리에게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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