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자문위원 의견 제시 "정부안 추진 땐 소음 폭탄"

국토교통부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기존 활주로에서 김해시가지 쪽인 서쪽으로 40도 방향을 튼 'V'자형 활주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활주로가 짧아(3200m) 대형기 이착륙이 어렵고, 소음문제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 때문에 신설 활주로를 남측 방향으로 3~4㎞ 이동한 '11'자 형태, 남측 방향으로 2㎞ 이동한 '11'자 형태, 동쪽으로 튼 'V자'형 활주로 등 대안이 제시됐다. 국토부는 대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경남도 김해신공항건설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11'자형 활주로 개선안을 제시한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국토부가 개선안을 검토했으나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개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논리를 만들어내면서 기존 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활주로 개선안은 만약에 김해신공항을 만들겠다면 그나마 나은 대안이라는 것이지 일부 지역은 소음문제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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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활주로 예상도. 검은색은 국토교통부가 계획하고 있는 기존안이다. 노란색은 마상열 김해신공항건설 자문위원이, 파란색은 박재현 자문위원이, 빨간색은 김해시가 제안한 개선안이다. /경남도민일보DB

그러면서 "다만, 정부안대로 'V'자형태로 가면 김해는 거의 소음폭탄을 맞는다 생각하면 된다. 이 고개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사업 추진이) 또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가 최근 기본계획 발표를 미뤘다는 것은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 결정을 보류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신공항 건설이 연기되지 않겠나"고 우려했다.

이어 "급격하게 항공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서는 (신공항 건설이)연기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지난해 부·울·경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한 사람이 300만 명 된다. 연결편 비용을 16만 원 정도로 추산하면 그 사람들이 쓴 돈이 5000억 정도다. 수도권에 비해서 과하게 쓰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 수요가 매년 20% 늘고 있다. 동남권에 관문공항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현재 시점에서는 기존 용역이 제대로 됐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V'자형으로 했을 때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임호산 등을 잘라내야 하는데, 그에 따른 2조 이상 되는 비용이 누락됐기 때문에 경제성평가에서 김해신공항이 좋게 나온 것 아니냐"면서 "제대로 되지 않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한 것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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