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적사항·경비 내역서 제출 요구

'채무 제로' 논란이 경남도의회로 옮겨왔지만, 추가 확전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채무 제로를 처음 공개 비판한 김경수 지사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남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문제 삼으면서 논란의 불씨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0일 열린 제356회 임시회 제2차 기획행정위 업무보고에서 이정훈(한국당·하동) 의원은 "전임 지사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소모적인 논쟁과 비판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재정건전성을 위한 노력이 왜 비판받아야 하는지 안타깝다. 경남 미래세대를 생각해서 기획조정실과 지사님이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채무 제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김성엽 도 기획조정실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 실장은 "홍 지사께서 2013년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채무를 줄이는 건 맞는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그때 채무를 줄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재정을 확장해서 편성할 수 있는 것도 거기에 뿌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답변을 해줘서 고맙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인수위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인수위가 34명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행정안전부 권고·권장은 2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나와있는데, 이를 어겨도 되느냐?"며 "최순실 한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이 흔들렸다. 인수위는 아주 중요하다. 34명이 제대로 선정됐는지 궁금하다. 이런 부분은 의회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실장에게 △인수위원 인적사항(직업 명기) △직무윤리 사전진단서 △소요경비 내역서 등 제출을 요구했다.

김 실장은 "행안부 권고는 지방 처지에 맞게끔 처리하라는 것"이라며 "현재 경남에는 인수위 관련 조례가 없다.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다면 소모적인 논쟁은 없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황재은(민주당·비례) 의원은 "이 의원이 질의를 너무 길게 한다. 질의 내용도 행정 업무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고 정치적인 색깔을 묻혀서 듣기 불편하다"며 의사 진행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정회가 몇 차례 되면서 시간이 다소 길어지기는 했지만, 채무 제로 공방 등으로 파행을 겪진 않았다. 기획행정위는 이날 주요 업무계획 보고와 함께 추경 세입· 세출 예산안 등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