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 거창대학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에서 자율개선대학 선정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경남도가 대학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며 차후 대학 운명과 관련하여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살아남는다면 다행이지만 최종적으로 부실 대학으로 지정되면 교육부의 지원은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경남도의 지원에만 의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도민의 부담만 늘어날 것이다. 이런 사태를 막아야 하며 막지 못한다면 차선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중차대한 시점에 도립 거창대학의 총장이 사퇴 절차를 밟는 모양새는 학교는 물론이고 경남도민의 입장에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영화 <타이타닉>은 연인의 아름답고 슬픈 사연으로만 명화가 될 수 없었다. 배와 함께 최후를 선택한 선장의 감동적인 최후가 있었기에 관객의 뇌리에 여전히 살아있는 명화가 된 것이다.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 남해에서 산화하지 않고 임진왜란 뒤에 높은 벼슬과 부귀영화를 누렸다면 우리의 기억은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대학의 명운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총장이 할 일은 무엇일까. 자신의 말처럼 학교를 살리기 위해 물러나야 할까. 좀 더 힘 있는 사람이 총장으로 앉아 대학을 살려야 한다는 의도인가.

이는 상식적이지 않은 대응이다. 총장으로 봉직했던 학교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감이라도 있다면 어떻게든 대학을 살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욱 상식적이고 자명한 대응이다.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적이 나빠진 학교를 어느 누가 와서 갑자기 구한다는 것도 가능성이 낮은 일이다. 총장의 이런 행보는 거창대학 구성원으로 하여금 당연히 허탈함과 배신감에 빠지게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김정기 총장은 자신의 향후 행보를 숙고해야 한다.

아울러 거창대학은 2단계 대학기본역량 진단을 통과할 수 있도록 남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는 대학 운영권을 가진 경남도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는 경제 불황과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도민들을 더욱 실망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경제난 극복에 주력하는 김경수 도정이 심사숙고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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