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갇힌 채 아이가 숨진 사고를 뉴스를 통해 봐서 그런지 아침마다 보게 되는 노란색의 미니통학 버스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린이집 통학버스에서 일어나는 이런 유사한 사고가 어제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말 이 문제는 전혀 대책이 없는 것인지 답답하다.

신문에 보니 이번 달에만 두 건의 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4일 의령에서, 17일엔 경기도에서. 둘 다 3살과 4살, 차 안에 갇히면 완력을 이용해 탈출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이다.

그래서 보호자의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사고의 원인은 100% 보호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차량에서 내려 문을 닫을 때 남아 있는 아이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에 이 같은 불행이 발생하게 됐다.

지적된 대로 운전자가 아이들을 통학시키면서 그야말로 완벽하게 아이의 탑승 유무를 확인한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인간인 이상 100% 완벽한 예방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침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한다? 내가 보기엔 그건 답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차량에 동작 감지기나 운전자가 내부를 확인하고 시동을 끌 수 있게 하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라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외 여러 가지 예방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기계적인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2년 전 광주 사고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자면, 모든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선팅을 하지 못하게 법으로 막아야 한다.

이번 연속적인 사고로 말미암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아이를 지켜달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글쎄, 누누이 겪어보고 실망한 경험이 또 그러려니 하면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이번 사고에 따른 여론이 한때 부르르 끓다가 식어버리는 '냄비'는 아니었으면 한다.

이번만큼은 최소한 법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여론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촛불혁명처럼 꺼질 줄 모르는 여론의 집요함이 세상을 바꾸었듯 이번 사안도 국민의 지속적인 요구만이 우리 아이들을 끔찍한 사고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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