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의미를 지니며 살아간다. 그 의미는 다른 이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너무 커서 부담스러울 수도, 부러울 수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분명 자신만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갈 것이고 나 역시 나만이 가진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의미의 변화를 겪어왔다. 인생의 매 시기마다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살아왔고, 그 의미는 나에게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학생 때는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었고 대학생 때는 멋진 직업을 가지는 것이었고, 직장인이 된 지금은 멋진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요즘 수많은 사람은 이러한 자신만의 커다란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것 같다. 모두 똑같이 획일화된 느낌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멋진 직업을 가지며 행복한 결혼을 통해 자식을 낳고 사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의미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져왔던 의미는 이러한 획일화된 의미와 일맥상통이다. 나 역시도 획일화된 의미를 가지고 살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우리 친할머니댁에는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장손이 있다. 서른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도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그래서인지 가족 모임을 가면 언제나 장손의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다. 항상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이 앉아 있는 오빠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나의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는 유명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3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다. 매일 같은 교재로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공부를 3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그 친구는 자신감의 폭락으로 지금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꺼린다.

남동생은 지금 고3이라는 엄청난 시기에 직면해 있다. 매일같이 힘든 공부의 구렁텅이 속에서 한숨만 쉬고 있다. 항상 열심히 하던 그 모습에서는 이제 긴장감마저 감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찰이라는 꿈 앞에 좌절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 중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던 결혼을 향해 걸어가고 있고 나 역시도 결혼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만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치고 있다.

이렇듯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은 자신만의 의미를 지니고 살아가지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의미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가 본인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의미를 소중하고 커다랗게 간직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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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한 의미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양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나 안에서의 나만의 커다란 의미를 찾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좀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었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돌이켜보고 커다랗게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 행동이, 꿈이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된다. 그러니 모두가 가진 의미는 결단코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의미이자 자신이 살아가는 광대한 힘일 것이다. 나는 소망한다. 우리의 커다란 의미가 자라 우리 그 자체가 되기를.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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