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문학관서 태동기 자료 전시
발기인 회의록·문예지 창간호도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 마련한 특별기획전 '창원, 문학으로 꽃피다 - 창원시 문인협회 태동기 자료전'이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경남 문단 중심이던 1960년대 마산문인협회를 비롯해 1980년대 창립한 창원과 진해문인협회 초기 자료들로 전시장을 채웠다. 대부분 의미가 남다르지만, 특히 눈여겨볼 자료가 있다.

먼저 1960년 9월 12일과 17일에 걸쳐 작성된 마산문협 발기인 회의, 창립결성식 회의록이다. 이 자료는 초기 마산문협 사무국장인 이광석 시인이 만든 것이다. 발기인 모임은 김춘수 시인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한다. 회의록에는 당시 참석한 이들과 회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 회의를 통해 1961년 한국문인협회 마산지부가 탄생한다.

1960년 9월 작성된 마산문협 창립 회의록. 검은 서류철이다.

회의록 자체도 재밌는 구석이 있다. 검은 서류철 모양인데, 이광석 시인이 당시 마산시청 공보실에서 얻어다 썼다고 한다. 아마 그때 시인이 기자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자료는 월초 정진업 선생이 직접 정리하고 붙인 사진첩이다. 사진첩 자체는 공개된 적이 몇 번 있지만, 관람자들이 직접 앨범을 열어볼 수 있는 방식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첩을 들춰보던 마산문협 김미숙 회장은 자신의 20대 시절이 담긴 사진을 발견하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정진업 선생이 정리한 사진첩. 문인들의 옛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외에 마산문인협회가 발간한 문예지 창간호도 독특하다. 1968년 발행한 창간호는 제호가 지금 같은 <마산문학>이 아니라 그냥 <문협(文協)>이다. 공교롭게도 1960년대 발행한 경남문협 문예지와 같은 이름이다. 마산문학관은 두 책을 나란히 놓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경남문협 문예지 창간호와 관련된 이야기도 재밌다. 부산에서 발행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경남도청이 부산에 있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경남문인협회가 조직되고 활동이 이뤄진 것이다.

마산문협 문예지 창간호(왼쪽 붉은색)와 경남문협 창간호.

17일 진행된 전시회 열림식은 따로 초청장을 돌리지 않았음에도 이광석, 오하룡, 홍진기, 이월춘 시인 같은 마창진 문협 초창기에 활동한 원로들을 포함해 지역 문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진업 선생의 사진첩을 보는 마산문협 김미숙(맨 앞)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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