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야구 100년 명맥 잇기를
1년 동안 자료수집해 탈고
웹 글쓰기 플랫폼서 연재
1914년부터 시대별로 정리

'마산에는 야구를 지키는 어떤 힘이 존재한다. 그 힘이 마산에 호흡을 불어넣으며 100년 동안 야구 흐름을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이 겹겹이 쌓여 20세기에 마산을 야구 성지로 다시 태어나게 하고 21세기에는 NC다이노스를 마산 품에 안겨 주었다.' 심소현(34) 씨가 정리한 '마산야구사 100년' 시작은 이랬다. '마산야구의 힘'이라는 제목을 달고 브런치(다음카카오에서 내놓은 웹 글쓰기 플랫폼)에 한 연재는 그 누가 시켜서 쓴 것도 아니고 돈을 받으며 한 일도 아니다. 지역·NC를 향한 애정이 글을 쓴 원동력이다. 애정을 바탕으로 한, 소현 씨 마음속 마산야구 미래 100년은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야구를 접하게 됐나?

"NC가 창단하면서부터다. 그전에는 사실 '야구의 야'도 몰랐다. 어느 날은 친구가 롯데 사직구장 티켓 예매를 부탁하며 '1루 쪽에 예약해서 같이 보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1루가 어딘데'라는 되물음이었다. 그 정도로 야구와 먼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NC 창단 소식을 듣고 야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바탕은 지역에 대한 애착이다. 나고 자란 창원이지만 '콘텐츠', '대표적인 문화'가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창원을 잘 모르는 지인에게 창원을 소개하려고 해도 즐거움보다는 막막함이 앞섰다. NC가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적임자라 여겼다. 그 이후 첫 베이스캠프, 신인 드래프트, 퓨처스리그 경기 등 NC가 1군 무대에 올라오기 전까지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했다. 야구 관련 책을 사서 공부하고 선수 이름·장단점을 빠짐없이 외우기도 했다. 그사이 지역·NC에 대한 사랑도 점점 깊어졌다."

지역과 NC를 향한 애정을 바탕으로 마산야구사 100년을 정리한 심소현 씨. /심소현

-현재 NC에서 가장 응원하는 선수는?

"처음 NC를 응원하게 된 계기가 '우리 지역 연고 팀'이라는 이유였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보다는 '창원에 뿌리내린 NC' 그 자체를 응원한다. 이 때문에 창단 초기 NC 연고지 이전설 나올 땐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그 옛날 일본이 독도를 뺏어간 것처럼 화가 치밀었다. 반대로 힘이 된 적도 많다. 창단 이후 NC가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곤 했다. NC가 우리 연고지 팀이라는 자부심이 더 커졌다고 할까."

-마산 야구사 100년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지역과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이자 팬으로서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여겨서다. 자료를 모으고 자문하고 나서 탈고하기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연재는 단 2편에 그쳤지만 이를 정리하면서 마산에 야구와 관련한 수많은 일화가 있었고 많은 분이 야구를 지속하고자 노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남들은 신생구단이라고 말하는, NC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마산야구 100년 명맥을 잇는, 그 어떤 팀보다 오래된 역사를 등에 업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NC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을 찾은 심소현(오른쪽) 씨.

-마산야구의 힘이라는 글을 자세히 소개한다면?

"마산야구사 100년을 시대별로 나눠 정리했다. 일제식민지, 해방직후, 성인야구, 고교야구, 프로야구, 9구단 창단이 속 내용이다. 다양한 일화를 담고자 노력했다. 한 예로 청강고(현 마산제일고) 야구부를 들 수 있다. 당시 청강고 역시 야구 인기에 발맞춰 개교 직후 교기로 야구부를 창단했지만 운영 미숙과 재정난에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에 프로 선수 2명을 배출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연들이 곧 마산야구를 지탱하는 힘이라 여겼다. 그 힘들이 오늘날에는 NC에서 발현되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마산야구 정의를 내린다면?

"치열함. 마산 야구 시작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싸워서 이길 건강한 신체를 단련하자는 주장이 야구부 창단으로 이어졌다. 그 후 마산야구는 치열하게 그 맥을 이어왔다. 프로구단도 없고 메인 무대에서는 늘 소외받았다. 그럼에도 야구를 잃지 않겠다는 지역민의 절박함이 오늘날 9번째 심장이 뛰는 도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NC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마산야구라는 타이틀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 1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마산야구 맥이 끊기지 않도록 견인차 구실도 잘 해줬으면 한다. 프로야구 밑바탕인 고교야구에도 꾸준한 지원과 애정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 연계해 NC가 온전해야 지역 야구계도 안정을 찾는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운동장에서는 더 자유로운 응원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현재 안전 등의 문제로 많은 제약이 있다. 날 선 제재보다는 팬과 어울릴 수 있는 다른 방안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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