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문 닫으면 손님 안 와"…단속 부재 속 에너지 '줄줄'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에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도 드문드문했다. 상상길을 걸으며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들을 보니 출입문을 연 곳이 적잖게 있었다. 에어컨을 켜고 문을 열어놓고 장사를 하는 '개문냉방' 영업을 하는 곳이다.

이날 기자가 상상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들을 확인한 결과, 옷가게·신발가게를 중심으로 개문냉방을 하고 있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문을 닫아놓으면 장사가 안 된다. 출입문이 닫혀 있으면 오던 손님들도 돌아간다. 돈을 벌어야 하니깐 문을 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지만 문을 여느냐 안 여느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확연히 난다. 안 그래도 사람이 없는데 더더욱 열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1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상상길 옷가게들이 문을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여름철 에너지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개문냉방.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2년부터 '에너지사용제한 조치' 공고를 했지만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비전력이 500만㎾ 밑으로 내려갈 경우에만 단속을 할 수 있다. 이날 오후 4시 45분 기준 예비전력은 1027만㎾로 에너지 수급 여건에 문제가 없었다.

창원시 성산구청 경제교통과 에너지담당 관계자는 "폭염이 심해지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전국 18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한다. 창원 상남동도 그중 한 곳이다. 조사를 해야 할 경우 에너지관리공단 경남본부와 합동 점검을 한다. 하지만 상가 등을 대상으로 계도를 할 뿐이다. 예비전력이 500만㎾로 내려가지 않는 한 개문냉방 영업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에어커튼'을 설치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출입문 상단에 설치된 에어커튼에서 나온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흘러 막을 형성한다. 문이 열려 있어도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미세먼지·벌레도 들어오지 않는다. 전력도 적게 소비하고 여러모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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