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 2명 추적해 가족 상봉 이뤄

"엄마가 안보고 싶더나?"

60대 어머니는 30년 만에 만난 ㄱ(37) 씨를 안고 감격했다. 딸은 5살이던 지난 1987년 3월 부모를 따라 큰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가 사라졌다. 부모는 딸을 찾고자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경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이 지난해 7월 사건을 인계받고 1년간 노력한 끝에 헤어진 이들 가족을 연결했다. 경찰은 부모 DNA를 채취해 ㄱ 씨를 찾았다. 지적장애인인 ㄱ 씨는 경남지역 한 장애인시설에 있었다. 건강악화로 한 요양원에 있던 어머니는 요양원에서 휠체어를 탄 채 딸을 만나서 부둥켜안았다.

서울에서 지내던 ㄴ(44) 씨도 32년 만에 가족을 상봉했다. 지난 1986년 9월, 12살 아들은 학교 운동회에 간다고 집을 나섰지만, 그 뒤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들은 지적장애인인 ㄴ 씨를 찾아 수년간 전국 아동보호시설, 부랑자 시설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었다. 그러다 가족들은 지난 2016년 12월 아버지가 사망하자 호적 정리를 위해 ㄴ 씨 실종 사실을 다시 한 번 신고했다.

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은 지난 1월 DNA를 채취해 2차에 걸쳐 감정을 한 결과, 서울의 한 보호시설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던 ㄴ 씨를 발견했다. 남동생을 만난 누나는 "그동안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며 울었다. 안타깝게도 70대 어머니는 지난 7일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있었다.

심성배 장기실종전담반 경사는 "비록 실종 아동들이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가족들과 만나게 됐지만, 실종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2016년 3월 장기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실종자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장기실종전담반을 꾸렸다. 1년 이상 경과한 실종아동 등(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 치매환자)에 대해 9월 6일까지 집중 수사를 한다. 경찰은 2004년 6월부터 무연고 아동, 미아 부모를 대상으로 유전자 채취를 통해 실종자를 찾아왔다.

한편, 지난해 장애인 실종·가출 신고 347명 중 4명이 가족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올해는 1월부터 6월까지 장애인 실종·가출자 249명 중 1명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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