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중3 시절 한문 선생님이 어느 날 "네 한문 실력은 시시한 대학생보다도 낫다"고 칭찬하시며 파자(破字) 수수께끼 문제를 냈습니다. "어느 처녀가 이웃집 총각에게 "二十日 날 대나무밭으로 오세요"라는 걸 한자 딱 한 자로 써 보냈다. 그 글자는 뭣이냐?" 망설임 없는 내 즉답은 호적 '籍(적)' 자였습니다. 선생님은 '요것 봐라' 표정이었습니다. 내 출제 차례가 되어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고삐 풀린 소 한 마리가 절간으로 뛰어들어 여승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걸 뜻하는 글자는 무엇입니까?" 선생님도 즉답이었습니다. "흠, 그거야 식은 죽 먹기지. 특별할 '特' 아니냐."

한데 내가 바란 건 '특별할' 뜻이 아닌 '수소' '特'! 순간 낌새를 챈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아, 알았다! '수소+절+여승'을 조합한 그 '特'이지? 햐, 너 보통 능청이 아니구나." 그 '特'이 불쑥 생각나게 한 게 있습니다. 그건 국회 '特'별활동비!

전의홍.jpg

비구니 절간에 뛰어든 소

'수소(特)'야 재미라도 있지만

특비(特秘) 탈을 교묘히 쓴

특별활동비는 참 소태맛!

'눈먼 돈'

'쌈짓돈' 써댄 게 '특활'?

헐, 그 '수소(特)'도 웃을 일.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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