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탓 초중고 수업 일찍 끝내…도교육청 '희망자 학교서 보호'안내

연일 폭염 특보로 학교장 재량으로 등·하교 시간 조정, 단축 수업을 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에 '폭염 특보 단계별 조치사항'으로 단축 수업·휴업 조치 검토가 있지만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3시 사이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바른 결정인지에 대한 지적도 따른다.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경남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교육부 여름철 폭염 대책을 전달하면서 희망 학생이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안내해 눈길을 끈다.

도교육청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담반 운영을 통한 선제 상황 관리를 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에는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폭염 주의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폭염 경보) 지속할 경우 각각 단축 수업·휴업 조치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35도 이상 폭염이 지속한 대구는 16일 30여 개 학교가 단축 수업을 하고, 일부 학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경북·광주·세종 등에서도 단축 수업한 학교가 있었다. 경남에도 16일 7개 학교, 17일 오후 5시 기준 11개 학교가 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하지만, 폭염 속에 학생을 귀가시키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2011년 대규모 정전 사태로 관공서에서 솔선수범해 절전할 때는 학생을 집에 빨리 돌려보내는 조처가 나은 판단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학교가 폭염으로부터 학생을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과부하로 단축 수업을 결정한 양산 한 중학교에는 학부모 반발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미리 냉방기 정비를 하지 않아 학생들이 더위 속으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단축 수업으로 아이들이 하교할 때 햇볕이 가장 강할 때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학교가 능동적으로 폭염에 대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보건 담당은 "휴업·단축 수업으로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보는 것보다 학교 안에서 폭염을 피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이틀간 단축 수업을 한 학교는 에어컨 고장이나 학교의 불가피한 상황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단축 수업을 하더라도 학부모·학생 희망에 따라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고, 교실에 냉방기 가동을 권고하고 있다. 또 냉방기 가동 때 실내 온도를 적정 온도(26~28도)로 유지할 것을 안내했다. 특히 학교에서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반별로 에어컨을 순차 가동하는 일이 없도록 추가 공문을 보냈다.

최병헌 체육건강과장은 "모든 학교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고, 맞벌이 가정이 느는 상황에서 단축 수업을 하는 게 오히려 학생을 폭염 위험에 노출시킨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비상시 안전을 확보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도록 더 면밀하게 학생 안전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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