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숍·갤러리도

창원에 또 다른 독립서점이 생겼다. 지난주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에 문을 연 '업스테어(Upstair)'란 곳이다. 원래는 부산 중구 인쇄 골목에 있던, 부산에서도 나름 알려진 작은 서점이었다.

"몸이 힘들어 몇 달 서점을 쉬고 있었어요. 몸은 아프지만, 다시 일은 하고 싶고 그럴 즈음에 가까이 지내던 창원 친구들이 사파동에 문화공간을 하나 연다고 하기에 같이하기로 했죠. 오래전부터 교류하던 친구들이고 서로 결도 잘 맞고 잘 어울리겠다 싶었어요."

업스테어 이인영(34) 대표의 말이다. 이렇게 함께 연 공간이 무하유(無何有)다. 그러니까 업스테어는 무하유 안에 있는 독립서점이다. 업스테어 말고도 빈티지숍과 작은 갤러리가 함께 있다.

이인영 대표가 손님들에게 내줄 음료를 준비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이렇게 부산을 떠나 사파동 시대를 연 업스테어는 셀렉트 북숍(Select Book shop)이란 콘셉트로 운영한다.

업스테어에서는 단순히 인기가 있다거나 유명한 작가라는 이유로 판매할 책을 선정하지 않는다. 판매대에 올려진 책은 대부분 이 대표의 주관적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들이다. 매우 낡았지만 뭔가 느낌이 있다거나, 독일어로 적혀 있어 읽을 수는 없지만 가치가 있다거나, 새책이라도 책 내용과 디자인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부산에서 할 때보다 개념은 더 커졌고, 책은 오히려 줄었어요. 일반적인 책은 이미 살 곳이 아주 많잖아요. 저도 사실 인터넷으로 책 사요. 작은 서점은 오히려 더 작아져야 한다고 봐요. 더 전문적이거나 더 주관적으로 가야 한다는 거죠. 여기 있는 책들은요, 진짜 제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거예요."

창원 사파동에 문을 연 독립서점 업스테어. 디자인이 좋고 개성 강한 책들만 판매한다. /이서후 기자

이 대표의 정성은 그가 일일이 손으로 적어 놓은 책 소개 쪽지에 잘 드러난다.

'독일 베를린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그때마다 선정하는 아티스트의 컬러에 맞게 같은 판본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구성되는 아트진입니다.'

'사랑하는 사강의 책입니다. 무려! 1969년도 크리스마스에 발행된 빈티지 책과 1968년도 발행된 찬물 속의 한줄기 햇빛을 사강의 팬들께 추천합니다.'

업스테어는 다른 무하유 공간과 함께 매주 금·토·일요일 3일만 문을 연다. 이 대표에게는 실험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영업시간이다. 그는 업스테어가 편안하게 책을 읽고 쉬는 공간이길 바란다. 무하유 내부를 두루 활용하기에 책을 읽을 공간은 충분하다.

카페도 겸하기에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곧 독서모임도 시작할 예정이다. 느낌 있는 책과 개성 있는 공간을 좋아한다면 이번 주말 무하유와 업스테어에 들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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