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기서 비매너 행동
SNS 사과에도 논란 계속
팬, 진정성있는 행동 요구
최근 맞대결서 약속 지켜

경남 수문을 든든히 지키는 손정현(27)이 인천 팬들과 한 약속을 깨끗이 지켰다.

손정현은 지난 1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K리그1 17라운드 경기 후반이 시작되기 전 골라인을 넘어 골대 옆으로 갔다. 관중석에는 인천 서포터스들이 응원하고 있었는데 그곳을 향해 인사하며 "죄송합니다"를 외쳤다.

경기가 3-0 경남 승리로 끝나고 손정현은 다시 한 번, 이번에는 경남 골대 뒤로 돌아가서는 관중석을 향해 꾸벅 인사를 하고 사과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인천 팬이 축구 커뮤니티에 '약속 지킨 손정현'이라는 글을 올렸다.

손정현과 SNS 메시지를 주고받은 화면 사진과 함께 "손정현 선수는 거듭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습니다. 인천 원정 서포터스들은 박수로 대답했고요"라며 "0-3으로 크게 진 와중에 소소하게 웃을 수 있던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경남FC 골키퍼 손정현. /프로축구연맹

지난 4월 29일 인천 숭의아레나에서 열린 인천과 경남FC 간 K리그1 10라운드 경기에서 손정현이 골대 뒤 인천 서포터스석을 향해 공을 찬 일이 있었다. 이 공에 한 여성 팬이 맞으면서 인천 팬을 자극하게 됐다.

특히 이날 경기가 끝나고 버스로 향하던 손정현이 항의하는 인천팬들 앞에서 귀를 후비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SNS를 통해 공식 사과까지 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인천 팬들의 분노를 더 키우게 됐다.

이후 손정현은 인천 팬과 SNS 대화를 통해 다음번 인천전에서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렇게 약속을 지킨 손정현은 경남 수문장으로서 경남의 고공행진을 든든히 지켜내고 있다.

17라운드까지 경남은 25득점 17실점하고 있다. 전북현대가 11실점으로 가장 적고 다음으로 경남과 제주유나이티드다. 이 17경기에 모두 출전한 손정현이 2골 이상 허용한 경기는 단 3경기다. 전북에 0-4 패, 포항에 1-2 패, 인천에 3-2 승리가 전부다. 반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클린시트는 7경기에 달한다. 상대 팀이 기록한 모든 유효슈팅 93개 중 82%를 선방하면서 리그에서도 톱클래스 골키퍼라는 평을 듣고 있다.

손정현은 리그 시작 전까지만 해도 골키퍼로 존재감이 미약했지만, 상주상무와 개막전에서 1실점하고도 빼어난 활약으로 주전을 꿰찬 이래 경남 주전 골키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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