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농성장 방문했지만…도 "법정관리 중, 대응책 검토한 적 없다"

정리해고에 내몰린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이 경남도에 거듭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경수 도지사가 농성장을 최근 방문했지만, 경남도는 대응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어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18일 곧바로 퇴직하게 된다. 희망퇴직 이후에는 정리해고가 예고된 상태다. 노동자 900여 명이 남아 있다. 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는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김경수 도지사가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단식 중인 지회장 건강 위로 등 이야기만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도울 게 있는지 의견을 들어보려고 왔다"고 했다.

성동조선지회장이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12일째 단식 중인 경남도청 농성장에서 1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동조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그러나 경남도는 별다른 대응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경남도 국가산단추진단 조선해양담당은 "현재까지 대응책을 검토한다든지 특별한 지침은 없지만 고민은 하고 있다. 성동조선은 법원이 관리 중이고 회생방안을 마련 중인 상황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문상환 금속노조 경남지부 교육정책부장은 "준비된 도지사라면서 명확한 대책은 없다"며 "예를 들면 김 지사는 지난달 26일 경남금속을 방문했는데, 경남금속도 현재 어려운 것은 맞지만 그 원인인 한국지엠·조선소 문제를 풀면 자연스레 해결될 일을, 원인을 쫓지 않고 현상만 쫓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8일 김 지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성동조선은 지난 4월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초 1차 희망퇴직으로 생산직 180여 명과 사무직 120여 명 등 3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사측은 올 4월 기준 1218명(임원·관리직 425명, 생산직 784명) 노동자를 394명까지 줄일 계획이다. 임원과 관리직은 187명을 줄이면서, 생산직은 637명을 감원하는 내용이다. 특히 희망퇴직 이후 정리해고를 앞두고 있다. 인력구조조정안에는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인원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를 단행"하겠다고 돼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6일 경남도청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를 해고하지 않은 STX조선 사례처럼 사측이 구조조정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며 "성동조선지회는 임금 삭감과 복지 축소 등 모든 것을 참고 견딜 각오가 되어 있다. 경남도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강기성 성동조선지회장 단식 농성에도 힘을 보탠다. STX조선, S&T중공업, 효성, 현대위아 등 40개 지회가 4인 1조로 하루씩 번갈아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동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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