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때문일까? 무더운 날씨의 영향으로 떼죽음한 것일까?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농수로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16일 대산면 우암리 중포마을을 낀 농수로 약 200m 구간에는 50㎝ 이상 크기 잉어를 비롯해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로 죽어 있어 악취가 진동했다. 농수로 물고기 집단 폐사는 지난 14일 처음 확인됐다. 당시 물고기가 죽어 농수로에 떠 있자 마을 주민은 이 같은 사실을 마창진환경운동연합과 의창구청에 알렸다. 의창구청은 15일 현장을 방문해 물고기 집단 폐사 상황을 확인했고 수온과 용존산소량 등을 측정했다.

16일 현장을 찾은 의창구청 수질계와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부는 시료를 채취하고, 물고기 사체 수거를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수온은 30.5도, 용존산소량(DO)은 4.95ppm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들은 용존산소량은 충분한 만큼 수온 상승이나 농약에 따른 떼죽음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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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풍토마을 농로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집단 폐사했다. 16일 오전 잉어를 포함해 붕어 등 많은 물고기들이 죽은 채 물위에 떠올라 있다. /박일호 기자

김수용 의창구청 수질담당은 "정확한 원인이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어 단정하긴 어렵지만 농약이 의심된다. 용존산소량 부족 등으로 물고기가 죽는다면 치어 등이 우선 죽고 큰 물고기가 폐사하는데 현장은 치어보다 큰 물고기가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부 수질환경담당 관계자는 "독극물에 의한 폐사와 산소고갈에 의한 폐사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농약이나 수온 때문일 텐데 큰 잉어가 죽은 걸로 봐서 당장 원인을 규명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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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풍토마을 농로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집단 폐사했다. 16일 오전 잉어를 포함해 붕어 등 많이 폐사한 가운데 창원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직원들이 죽은 물고기들을 물에서 떠올려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대산농협 경제사업소가 지난 12일 중포마을 인근 농경지에 드론과 무인헬기를 띄워 항공방제를 진행한 것이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산농협 측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중포마을 인근에 드론과 무인헬기를 동원해 방제를 한 사실은 있지만 농수로에 농약을 뿌리진 않는다. 또 중포마을 농수로 인근에는 12일까지 작업을 모두 마친 바 있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농수로 인근에서 비닐하우스 등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농수로에서 물을 퍼올려 써야 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 담당은 "국과수 시료 결과는 10일 이내 발표될 것으로 보고, 물고기 사체부터 수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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