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때려치우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

'시대의 흐름'이라며 보건진료소 통폐합을 밀어붙일 때 김동진 전 통영시장을 처음 봤다. 이 문제로 84세이던 할머니가 동행취재했다. 버스로 병원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추워 '…취재고 나발이고 할머니께 그냥 집에 가자고 했다'는 글을 포함해 송고했더니, 신문사는 이 애틋한(?) 문장을 삭제했다. 통영 데뷔 기사는 얼추 이랬다.

미국에 있던 통영옛지도의 귀향은 2015년이다. 시간의 질감, 찬란한 은빛 선, 1800년대는 목이 긴 기린같이 통영을 그렸다. 지도를 펼친 구입자의 말이 또렷하다. "아름답지요."

아름다운 아이를 살해한 김점득 사건, 공무원과 시의원 쌍방 폭행 2대 2 결과와 돈봉투사건, 2013년 대재앙 적조는 다시 통영에 오지 말아야 한다. 그의 삶과 음악을 사랑했으므로, 윤이상 선생이 '끝내' 돌아왔을 땐 감격했다.

내가 뭐라고, "살려달라"던 조선소 노동자들, 야나세통영조선소와 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해 신임 강석주 시장이 더 애써 주었음 한다.

불출마한 김 전 시장이 조례까지 바꾸며 시유지를 교환하려던 마지막 모습은 이해가 쉽질 않고, 최근엔 고향에서 정치를 한다는 분이 통영을 비하한 듯한 발언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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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통영에 왔을 때, 아는 사람이라곤 없었다. 술 좋아하는 한 선배 기자 옆에 앉아 주는 족족 열심히 받아 마셨더니 "니가 좋다"고 했다. 통영은 사람을 그렇게 끌어들였다.

"때려치운다"는 말 대신 "거제 발령받아 간다"고 하자 그가 또 술을 그렇게 권터니 취해 어깨를 껴안던 동작에…… 나는 이미 해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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