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도지사 때 불통의 상징이었던 경남도청 정문 앞 대형 화단이 사라졌다. 대형 화단 대신 그 자리를 사람이 메우고 있다. 12일 낮 최고기온 33도를 웃도는 상황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성동조선해양 노조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화단에서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 그 공간이 지닌 무게는 여전하다.

6·13 지방선거로 경남 정치 지형이 바뀐 지 딱 한 달이 지났다.

선거 때 수많은 후보가 내세운 것처럼 지금 경남은 많이 아프다. 경남경제는 서서히 스며든 침체로 주춧돌조차 무너지기 직전인 상황이다. 나라 밖 상황도 온전하지 못하다. 3·4차 남북 정상회담, 뒤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곧 대륙으로 향하는 길이 열려 침체한 한반도 경제에 새 출구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미국과 북한의 첫 실무회담은 딱히 성과를 내지 못했고, 남북 경협주는 곤두박질쳤다. 

미국과 중국, 빅 2는 무역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그 사이에 낀 한반도, 한국은 양쪽 모두에 펀치를 맞고 있다. 급기야 내달 중순부터는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도 재개된다. 장기 저유가로 침체일로였던 중동시장의 유일한 희망이던 이란 시장마저 닫힐 판국이다. 수출을 해도 대금을 받기 어려울 테니 이란에 수출하는 창원기업 23곳 중 17곳이 곧 수출을 포기하겠단다.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산입 범위 조정도 없이 국회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산입했다며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11일에는 경제계 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정하면 그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이다.

이제는 이 모든 과제 해결요구와 비난이 민주당 집권 세력에게 향할 것이다. 많이 무거울 것이다. 혹여 당선 뒤 잠시 들뜬 민주당 소속 선출직이 있다면 가라앉히시라. 이 벅찬 무거움이 곧 폐부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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