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마감재 등 파손된 가루, 장기간 호흡할 땐 발병 우려
전문 장비·기술로 관리해야

학생들이 자신의 집보다 더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곳이 학교다. 그 학교가 항상 1급 발암 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도 한 번쯤은 그 내용을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석면이야기다.

'교실 석면'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이 석면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6년부터 석면 사용을 금지했다.

WHO는 석면 섬유가 폐에 들어가면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석면폐종, 악성종피종 등과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에 알렸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전 건축물 대부분이 석면을 원료로 한 건축재를 사용하여 석면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 중심에 학교 건물이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잠복기가 10~40년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돌이킬 수 없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소리없는 질병'이라고 부른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발족식에서 참가자들이 학교석면추방 의지를 담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석면으로 된 학교건물이 도내에 아직 많다. 교사와 학생들이 석면 때문에 발병할 수 있는 질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장기간 수업을 하면서 천장 마감재(택스) 파손부위 등에서 떨어지는 미세 석면가루를 장기간 호흡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일선 학교는 전문가도 아닌 행정직원이 제대로 된 장비나 기술 없이 석면관리를 하는 실정이다. 이 무시무시한 공포가 존재하는 학교에서 자신의 자녀가, 제자들이 항상 생활하고 있는 현실임에도 예산부족이나 수업 차질 등의 이유를 들어 석면학교는 많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당장 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미세한 석면 먼지들이 학생들의 입과 코로 흡입되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석면학교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듯하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학교에서 석면을 없애 달라고 말이다.

/청소년기자 강아영(삼현여고2)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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