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주민동의서 받아 수익 배당 확약서도 건네
반대측 "백지화 나설 것"

거제풍력㈜이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반대 주민과의 갈등도 증폭하고 있다.

거제 옥녀봉 일원에 38.7㎿급 풍력발전단지 건립을 계획하는 거제풍력㈜는 최근 주민동의서와 주민참여보장확인서를 받고 있다.

풍력발전기 1.5㎞ 이내 주택 소유자이면서 주민등록상 거주자인 가구주가 대상이다. 업체는 모두 220여 가구라고 밝혔다.

주민참여보장확약서에는 사실상 보상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사업 추진에 동의·참여하면 약정에 따라 수익을 배당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펀드형, 주식형, 채권형으로 나뉘며 업체가 추천하는 펀드형은 상업운전 개시일로부터 20년간 1계좌(가구)당 연간 8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400억 원 규모로 회사 발전수익의 30∼35%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애초 옥녀봉 일대 풍력발전단지 건설은 주민반대와 경남도 도시계획위 심의 부결로 2016년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새 사업자가 거제풍력㈜을 인수, 다시 추진하고 있다. 업체 계획에 따르면 풍력발전기는 기존 2㎿급 18기에서 4.3㎿급 9기로 줄어든 반면 전체 발전용량은 36㎿에서 38.7㎿로 늘어난다.

장기태 거제풍력㈜ 대표이사는 "주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동의를 받고 참여시키고자 주민을 만나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기존 풍력발전단지는 500m까지 피해 범위에 포함했지만 우리는 1.5㎞까지 범위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참여를 통해 수익금을 지역에 환원하고 또 관광자원화 개념을 도입해 주민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하는 방식"이라며 "환경파괴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해 주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반대 주민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마을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또 조만간 범시민대책위를 꾸려 집회 등 본격적인 반대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옥대석 삼거마을 이장은 "주민의 뜻도 잘 알고, 앞서 부결됐던 원인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이를 무시하고 다시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자신들 이익을 위해 돈으로 세를 불려서 주민갈등을 유발, 사업을 밀어붙이려는 꼼수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마을 주민은 모두 반대한다. 그냥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을 확대하고 결속력을 높여서 자연훼손, 주민피해를 유발하는 풍력발전단지 백지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변광용 거제시장은 후보 시절 "산림훼손, 주민 건강권과 재산권 침해, 난개발 토목사업에 불과하다"며 풍력발전단지 조성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 거제시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또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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