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도지사·허성무 창원시장 '천하 인재' 인선 약속
지역 경제계, 경발연 등 주요 기관장 장기 공백 우려도

미국-중국 간 본격적인 무역전쟁, 이란 제재 재개에 따른 중동시장 축소 등 경남 제조업 수출 길이 갈수록 막히고 있다. 6·13 지방선거로 지방권력 지형도가 바뀌었지만, 도내 주요 자치단체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 기관장 공백은 여전하다.

경남도 싱크탱크인 경남발전연구원(이하 경발연), 도 출연기관인 (재)경남테크노파크(이하 경남TP), 경남도·창원시 공동 출자·출연기관인 (재)경남로봇랜드, 창원시 출연기관인 (재)창원산업진흥원과 창원시정연구원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장은 길게는 작년 10월부터 공석으로, 정부 대형사업 참여나 지역 산업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TP는 지역산업 진흥정책을 입안하고, 주요 공모사업 참여와 기업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중추기관이다. 경남로봇랜드는 로봇산업 진흥을 이끌기 위해, 창원산업진흥원은 산업 혁신과 기업지원 전문성을 높이려고 각각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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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당시 김경수 지사·허성무 시장 모습./트위터

◇김 지사·허 시장 "인재 영입" 공감 = 김경수 도지사는 후보 시절 도 출자·출연기관장 인선 원칙에 대해 "해당 기관 기능과 목적에 가장 잘 맞는 인재를 찾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도지사로서 인사권을 일방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 필요하면 인사청문회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산업진흥원·시정연구원·문화재단 등 세 기관을 콕 찍어서 인재 영입을 강조했다. 허 시장은 지난 2일 "세 기관은 창의성이 있고, 창원 미래 비전을 갖춘 분이 운영해야 한다. 어떤 분이 오느냐에 따라 시정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세 기관 수장은 그야말로 선거나 정치, 정파에 관계없이 정말 능력 있는 분을 모셨으면 한다. 천하의 인재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공백 메워질까? = 김경수 도지사인수위 명희진 대변인은 11일 "경제 분야는 도지사 직속 경제혁신위원장에 방문규 전 기획재정부 2차관 선임, 경제부지사에 문승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을 내정하는 등 핵심 정부부처 능력자를 모셨다"며 "이들과 도 2개국, 경남TP, 경발연 등이 함께 경남경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출연기관장 후보군에 대한 인물 고민은 아직 없다. 내달 초 인수위가 도정 로드맵을 발표하고 기관장 모집을 하지 않겠느냐"며 "경제 분야 정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진행할 분을 도내에서 최대한 찾고, 없다면 인재 영입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 시장 인수위 관계자도 "세 기관 수장은 아직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지는 않고 인재 영입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도지사 인수위가 밝힌 대로라면 도내 출자·출연기관장 모집은 빨라야 오는 8월 중순 이후다. 경남TP를 예로 추천 절차가 복잡해 최소 3개월 이상 걸린다. 원장 취임은 빨라야 11월 중순 이후에야 가능하다. 이대로라면 경남발전연구원과 경남TP 모두 기관장 공백기가 1년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지역경제계에서는 이들 기관장 선임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경남TP는 한경호 권한대행 시절 도와 빚은 갈등으로 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지역산업진흥계획 수립 권한을 경발연이 맡을지, 경남TP가 그대로 할지도 정리해야 한다. 경남TP와 경남로봇랜드재단은 홍준표 전 지사 때 로봇산업 진흥 업무를 경남TP로 이관해 관련 조정을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시 출연기관과 관련해 그는 "산업진흥원과 시정연구원도 지역 방위산업이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산업부가 최근 로드맵을 제시한 수소산업 관련 대응 방안 수립에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장 공백 장기화는 자치단체 산업정책 공백 장기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들 기관장 인선은 제대로 따지되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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