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강특위 사실상 권 전 시장 창원 성산구 지역위원장 내정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진해구 지역위원장 낙점…하귀남·김기운 '계속'

권민호 전 거제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창원 성산구 지역위원장에 사실상 낙점됐다.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권 전 시장 외에 창원지역 국회의원 선거구별 지역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주 중 발표를 앞두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권 전 시장은 경선 없이 성산구지역위원장에 단수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성산구지역위원장에는 원성일(창원5) 경남도의원, 김삼모 전 창원시의원이 위원장 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원 의원은 "아직 확정 발표나 통보가 오지 않았지만 조강특위에서 권 전 시장을 만장일치로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문철(창원6) 도의원과 한은정(상남·사파동) 시의원도 "권 전 시장이 위원장에 낙점된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창원 성산구지역위원장은 직전까지 허성무 창원시장이 맡고 있었다. 권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서 올해 초 민주당에 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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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호 전 거제시장./경남도민일보DB

권 전 시장은 지역 기반인 거제가 아닌 창원 성산구를 선택한 것을 두고 "거제는 이미 후배들한테 지역정치를 물려주기로 생각했기에 염두에 두지 않고 더 큰 정치를 하고자 '창원 성산'을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창원 성산은 이미 창원을 넘어 경남 정치 1번지로 정평이 난 곳이다. 노동자와 중산층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대부분 아파트로 이루어진 동네다. 특히 노동자·중산층 집결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세대별 구성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고, 원주민과 외지인 역시 적절하게 섞여 있다. 권영길·노회찬 등 진보정당 출신 전국구 스타 전·현직 국회의원이 이곳을 기반으로 한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이는 권 전 시장이 이제 '거제 정치'를 넘어 '경남 정치'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적폐 백서 발간' 등 권 전 시장을 향한 거제 민심이 썩 호의적이지 않은 점에서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으로 무주공산이 된 창원 성산 말고는 정치를 이어갈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민주당 조강특위는 성산구 외에 나머지 창원 4개 지역위원장 인선도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건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진해구지역위원장에 낙점됐다는 점이다. 진해는 애초 김종길 현 지역위원장과 황기철 전 총장 간 경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 진해지역위원장 임기를 마무리한다"고 황 총장 낙점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진해를 창원 민주당 정치 1번지로 만들고자 달려온 길을 뒤로하고 이제는 평당원으로 돌아간다"며 "그동안 함께 고생해 준 당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환경을 맞아 신임 지역위원장께서 당원 화합으로 지역위원회를 잘 이끌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미 단수 신청으로 연임이 확정된 하귀남 마산회원구지역위원장에 이어 김기운 의창구지역위원장도 조강특위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박남현 위원장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 중인 마산합포구는 배용훈 위원장 직무대리 체제가 지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창원 내 일부 지역위원회에서는 대부분 지역위원장을 낙점 중인 조강특위의 하향식 인선이 민주적 당 운영에 역행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들린다.

창원 한 지역위원장에 공모를 신청한 인사는 "촛불 혁명과 대선 이전 한 지역위원회에 권리당원이 100명도 채 되지 않던 때야 중앙당이 낙점을 한다 해도 이해하고 넘어갔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면서 "권리 당원 수가 수천 명에 달하는 지역위원회에서 복수 신청자 간 경선에 중앙당 조강특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당원 개개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당내 민주주의 훼손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통영·고성지역 당원들이 중앙당 조강특위가 수십 년간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후보를 빼고 특정 후보를 낙점하려 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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