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박경리·윤이상 다룬 작품 '관객 곁으로'
지역 콘텐츠 3편 편성
소극장 연극·가족극 등
13∼22일 공연 '풍성'

열 돌째 통영연극예술축제(Tongyeong Theatre Art Festival·TTAF)는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통영시민문화회관을 주요 무대로, 벅수골 소극장, 남망산공원과 시내 곳곳, 또 몇몇 섬마을에서 진행된다. 올해 주제는 '관객과의 연극여행 - 기억'이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축제 지향을 고민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주요 프로그램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자.

◇통영 지역 문화콘텐츠 발굴하기

통영만큼 문화자산이 풍성한 곳이 또 있을까. 통영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수군(水軍)을 통솔하는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가 직접 다스리는 지역이었다. 통제영(統制營)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통영이란 지명이 나왔다. 오늘날로 치면 해군본부가 되겠다. 통제사는 경상도관찰사와 같은 종2품 관직. 통제사가 다스리던 시기, 통영은 경상도 아래 있는 군현이 아니었다. 거의 전국적인 해군본부였으므로 물자도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우수한 기술자도 필요했기에 전국에서 우수한 장인도 모여들었다. 통영 12공방이다. 근대와 일제강점기에도 통영은 예술가들의 로망이었다.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예술활동이 활발했다. 근현대 많은 문화예술인이 통영과 관계가 있는 이유다.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의욕적으로 준비하는 '통영콘텐츠창작스테이지'는 바로 이런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고 늘려 이제는 연극축제 메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13일 개막작인 <통제영의 바람>(전혜윤 작, 제상아 연출)을 시작으로 18·19일 <풍경A>(박경리 원작, 이석표 각색·연출)와 폐막작인 <연못가의 향수>(신은수 작, 장창석 연출)가 이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각각 이순신 장군,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을 다룬 작품이다.

◇소극장에서 연극 제대로 맛보기

통영은 신연극의 요람이다. 이는 통영이 고향인 동랑 유치진(1905~1974)의 명성에 기댄 바가 크다. 1930년대 유치진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와 몇몇 유학파 친구들, 또 당시 중견 배우 윤백남·홍해성 등과 극예술연구회를 만든다. 이전까지 근대적이라 할 만한 연극들은 유치한 신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극예술연구회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근대 연극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역사를 토대로 그야말로 연극에 충실한 극단과 연극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게 'TTAF스테이지'다. TTAF는 통영연극예술축제 영문 머리글자다. 'TTAF 스테이지'는 연극축제 10년 동안 핵심 프로그램이었다.

연극의 참맛을 위해 모든 공연은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14·15일 <일등급인간>(이난영 작, 방도용 연출), <갑옷>(박태환 작·연출), 16일 <뛰어라 뛰봉>(태원엔터테인먼트 작, 유철 연출), 21·22일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김세한 작, 이치민 연출)이 준비됐다.

◇생활 곳곳에서 펼쳐지는 무대

연극축제에 걸맞게 곳곳에서 가족, 이웃과 즐길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우선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극 스테이지'로는 <신나는 마당놀이극 드림스케치>(장봉태 작, 김성환 연출), <공부 짱 댄스 짱>(이선희 작, 김제훈 연출),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김경익 작·연출), <세대 공감음악극 사는게 꽃같네>(최한초 작, 이선주 연출)가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 '꿈사랑나눔 스테이지'로 남망산공원 야외무대에서 무료공연이 펼쳐진다. '생활 속의 스테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통영시종합사회복지관, 통영잠포학교, 예술꽃씨앗학교 광도초,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 연극교육학교 용남초에서 일종의 찾아가는 공연이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섬마을 스테이지'는 문화 소외 지역인 통영 지역 섬을 찾는다. 구체적으로 욕지도 원량초, 한산도 한산초·중에 무대를 마련해 섬마을 주민을 초대한다.

자세한 내용은 통영연극예술축제 홈페이지(www.bsg.or.kr)를 참고하거나, 055-645-6379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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