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초등 전 학년 확대…수영장 부족한 탓 원활한 수업 한계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으로 시작한 생존수영 교육은 오는 2020년까지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생존수영 교육이 시작된 2016년 당시에도 경남지역 수영장 등 인프라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생존수영 교육이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교육 대상자는 약 1만 4000명 증가했지만 활용 수영장은 5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0년 전 학년 생존수영 수업 확대에 대비한 시설 마련이 급하다는 지적이다.

경남도교육청은 2016년 도내 초등학교 3학년 전체와 10개 지역 희망 학교 4학년 등 모두 4만 708명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수업을 시작했다. 생존수영 교육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법, 물에 뛰어들어 떠 있는 자세 익히기, 생활용품을 이용한 익수자 구조법 익히기, 발치기, 팔 돌리기, 호흡법 익히기 등 10시간 이상으로 짜여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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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고암초등학교 학생들이 창녕군립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올해는 대상 학년과 학생 수가 늘어 2016년 대비 35% 증가한 총 5만 4637명이 교육 대상자다. 이는 전체 초등학생 수의 28%밖에 되지 않는다. 지역별 교육 대상은 학생 수와 활용할 수 있는 수영장 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사천·김해·거제·고성·거창 5개 지역은 3학년만, 창원·진주·양산·함안 4개 지역은 3·4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통영·밀양·남해·합천·의령 5곳은 3~6학년, 창녕·하동·산청·함양 4곳은 1~6학년 모두 생존수영 수업을 한다.

도내에 생존수영을 교육하는 수영장은 모두 44곳이다. 창원이 가장 많은 13곳을 활용하고 있다. 창원은 2016년보다 3곳을 더 확보했지만 현재 3·4학년(전체 학년 32.7%)만 수업하고 있어 전 학년으로 확대될 2020년까지 수영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 수는 크게 늘어나게 된다.

거제·양산·하동이 각 3곳, 사천·함안·통영이 각 2곳을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진주·밀양·의령·창녕·고성·남해·산청·함양·거창·합천 10개 지역은 수영장 1곳을 생존수영 수업에 이용하고 있다. 이 중 도교육청이 관리하는 진주학생수영장은 선수 훈련과 학교 연계 수업으로만 활용돼 1곳에서 3·4학년(6286명) 수영 수업이 가능하다.

지역별 전체 학생 수 대비 생존수영 교육 수혜율이 낮은 곳은 사천(10%), 밀양·고성(16%), 김해·거제·거창(17%), 함안(19%), 양산(20%)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수영장 시설이 부족한 곳이다. 3월부터 12월까지 촘촘하게 수영 가능한 시간을 확보해 전 학년의 절반이라도 교육 가능한 지역은 의령·창녕·남해·하동·산청·합천·통영 7개 지역에 그친다.

김해지역 수영 교육 수영장은 2년 사이 2곳 늘어 6곳이 됐다. 하지만 김해 전체 초등학생의 17%(3학년 6100명) 수업 시간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교장은 "4학년 수영 교육 지원 예산을 확보하고도 1학기에는 수업 시간과 레인을 확보하지 못해 2학기로 연기했다. 예산을 확보했고, 학부모들이 왜 수영 수업을 하지 않느냐고 민원을 제기할 수 있어 2학기에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관련 추가 시설 확보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과 최병헌 과장은 "최근 수영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은 맞다. 최대한 수영 교육이 가능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이 후보 시절 대안으로 공약한 권역별로 생존 수영 수업이 가능한 간이 수영장 설치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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