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차별화·역량 강화 등 주문 이어져

"6·13지방선거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하는 건 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당이 변화와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6·13 이후 정의당, 시민에게 듣는다'가 10일 오후 3시 경남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의당 경남도당이 6·13지방선거를 평가하고,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사회 각계각층과 시민에게서 듣고자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 최상원 한겨레신문 기자, 설미정 꽃들에게 희망을 희망지기, 강범우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이 참석해 정의당의 성과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정의당이 지지율 상승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이 주최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6·13 이후 정의당, 시민에게 듣는다' 행사가 10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장상환 명예교수는 먼저 "지지율 상승은 당의 잠재력에 대한 국민 기대를 반영한다"면서 이를 충족하려면 △당 정체성 강화 △당의 역량 강화 △당 훈령에 민주주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 교수는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되고 당세가 커진 이상 더는 후보단일화 등 양보와 연대가 통하지 않게 됐다"며 "이제 정의당 독자적인 힘으로 각종 선거에서 지지를 얻어야 하는 만큼 민주당과 차별화, 당 역량 강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역량이 커지려면 당원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 정의당은 심상정·노회찬 등 인기 정치인을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당비만 내고 지지해 주는 형식에 불과하다"며 "당원 간 결속을 강화하고 그 수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소모임 결성으로 대중정당으로서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인터넷과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당 의사결정 구조 속에 책임과 권한을 당원들과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성해 당내 민주주의를 보다 보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원 기자도 당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최 기자는 "현재 언론에서 이분법적으로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을 구분할 때 정의당·민주당을 한 묶음으로 바라본다"며 "정의당 당원들이 이 시각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면 민주당과 정강·정책이 다른 점을 5초 안에 유권자에게 각인시킬 준비가 돼 있는지, 정의당·민중당·노동당·녹색당 등 진보정당 간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민이 정의당을 바라보는 이미지를 수집해 온 설미정 희망지기는 "놀랍게도 시민 중 한 사람은 정의당이 50대 초반 '꼰대' 아저씨와 유사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며 "늘 모범답안만 제출하는 당위에만 충실한 이미지로 신선감이 없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30점짜리 매력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전했다.

아울러 "젊음은 '파란' 민주당에 뺏기고, 진보 의제는 '초록'의 녹색당에 밀렸다"며 "더는 '북풍'이 수구보수 편이 아니다. 북풍을 등에 업은 민주당이 보수를 삼키고 청춘을 매혹하는 동안, 녹색당이 선명한 진보 의제로 앞서가는 동안 '말 아끼는 아저씨' 정의당은 이도 저도 아니게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의당이 좀 더 많은 시민의 욕구와 반응을 받아 안아야 한다"면서 "특히 많은 시민이 보수든 진보든 한쪽으로 쏠리는 정치 현상에 우려를 나타낸 점에서 승자독식 구조인 소선거구제 개편 등 선거 제도 개혁에 온몸을 던져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영훈 정의당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은 이들 패널 의견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면서 "특히 여론조사 분석 결과 20대의 정의당 지지율이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정의당 지지율보다 낮은 점은 '꼰대'는 아니지만 우리 당이 그런 이미지로 비치고 있다는 방증이라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두 자릿수 지지율이 온전히 우리 당 지지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곧 2020년 총선 대비 체제로 들어가는데 당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해 대안을 가진 유력 정당으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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