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특정후보 낙점 분위기에 지역 당원 "비민주적"반발

통영·고성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중앙당의 지역위원장 선출 과정이 잘못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조직강화특위가 수십 년을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후보를 빼고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에 특정 후보를 낙점하려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당원들은 10일 통영시청 브리핑룸 휴게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주당 중앙당 조직강화특위가 통영·고성지역위 위원장 선출에 대한 당원들 경선 주장을 묵살하고 단수후보를 결정하려는 것에 대해 분노를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당 조강특위는 일정에서 보여주듯 복수 신청자가 있음에도 면접절차도 지키지 않았다"며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단수후보 결정을 내린 처사는 비민주적이다. 중앙당이 특정 후보와 거래를 하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통영·고성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지역위원장 선출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동정 기자

이에 앞서 민주당이 지난달 27∼29일 지역위원장 후보를 접수한 결과 통영·고성지역위에는 김영수·양문석·홍순우 씨 등 3명이 신청했다.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지역에서 당원을 관리하면서 운영위원회 구성 권한 등 영향력을 행사한다. 통상 현역 의원이 위원장을 맡지만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사실상 다음 총선에 출마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위원장을 맡는다.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역 당원들에게 확실하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민주당 당헌에는 '지역위원장은 지역위원회를 대표하고 지역위원회 당무를 통할하며, 당원이 선출한다'라고 규정했다.

이번 반발은 통영·고성지역구 이군현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내년께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예상한 다툼이란 지적이 있다. 이 의원은 2011년께 보좌진 월급을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날 통영·고성 민주당원들은 "지역위원장 공모과정을 통해 입후보한 지역위원장 후보자는 30년 동안 지역위원장을 맡아왔던 사람, 지난 촛불혁명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가시화되던 시점에 입당한 사람, 핵심 당원들마저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 등 3명이고 이 중 1명을 중앙당이 민주적 절차 없이 낙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조직강화특위는 한 점 의혹도 받지 않도록 원칙과 일정에 따라 복수신청자가 있는 지역에서는 투명한 경선을 통해 지역위원장을 선출하게 해야 한다. 당원들의 민주적인 의사가 지역위원장 선출에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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