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 경남도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경남녹색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 다른 까닭도 있었지만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들이 보여준 모습에 반했던 게 결정적이었다.

비례후보는 확성기와 현수막을 쓰지 못해 명함으로 홍보한다. 경남녹색당은 명함을 만들지 않았다. 길에 버려질 쓰레기는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당원 티셔츠와 피켓에는 번호를 넣지 않았다. 4년 후 선거에서 다시 쓰도록 한 것이다. 쉬는 날이면 가까운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긴다. 가끔 발에 치이고, 물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보면 적잖이 속상하다. 해양 쓰레기 대부분은 플라스틱 제품이다. 고래나 바다거북 사체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는 까닭이다. 이들 쓰레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잘게 나뉠 뿐 사라지지 않는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인간 활동의 부산물이다.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로 흘러든다. 해양 생물 몸속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시 우리의 밥상에 오른다. 나는 이 현상을 '플라스틱의 역습'이라 부른다.

지금 입은 티셔츠는 플라스틱 물병 4.8개, 자투리 원단 118g을 재생 소재로 쓴 100% 리사이클 제품이다. 가격은 5만 5000원. 빠듯한 살림에 꽤 비싼 가격이지만 의미가 있다. 이 옷을 만든 회사 '파타고니아'의 사명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이다. 수익의 일부는 환경을 보호하는 단체를 돕는 데 쓰기도 한다.

파도를 타는 서퍼에게 '바다 사용료는 쓰레기 줍기'라는 말이 있듯, 자연을 쓰는 대가는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