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연대노조, 대체 배송 추적...차량 막아서다 경찰 연행되기도

창원·김해·울산·경주지역 택배연대 노조원들이 배송할 물건을 실은 차량을 쫓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노조 조합원들에게 택배 물량을 주지 않고 대체 배송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노조원들이 대체 배송 차량을 막아서다, 지난 7일 울산에서 연행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지난 2일부터 CJ대한통운이 다른 직영 기사 등에게 택배 물건을 주는 '물량 빼돌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경고 파업을 진행한 후 원청에서 다른 직영 기사 등을 동원해 대체 배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이 위탁한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일해온 노조원들은 대리점에서 가져가는 수수료 인하와 7시간 분류작업 '공짜 노동'을 개선해달라며 교섭을 요구해왔다.

1712191113220920.jpg

노조원들은 대체 배송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하루 250∼400개 정도 택배 물량을 배송하고 여기서 개당 800원이 채 안 되는 수수료를 받는데, 대체 배송으로 하루 10개 정도 물량만 소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이 대체 배송을 하는 곳을 찾아나서고 있다. 기존에 자신이 맡아왔던 구역에서 자신의 물량을 받아서 일하겠다는 것이다.

대체 배송은 조합원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시 외곽지역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서준원 택배연대노조 사무국장은 "원래 터미널에서 저희 조합원이 분류작업을 해서 배송을 하는데, 공터, 청소년수련관 등 엉뚱한 곳에서 분류작업을 해서 대체 배송을 하고 있다. 간선차가 배송지 근처 길가에 물건을 떨어뜨려 놓으면 대체 인력이 싣고 가서 배송하기도 한다"며 "김해·창원·울산·경주지역에 택배연대 조합원 250여 명이 있는데, 조합원이 다수 있고 노조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곳이어서 CJ 원청이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황성욱 택배연대 창원성산지회장은 "오늘(8일)이 일요일인데도 택배 물량을 실을 차는 도망가고, 배송하고 싶은 저희는 잡으러 가고 있다. 저희 지역 물건을 함안·진주·사천 등 외곽으로 빼서 공용주차장이나 심지어 농로까지 이용해서 물건을 풀어놓고 가고 있다. 창원성산터미널은 지난달 27일부터 '물건 빼돌리기'가 이뤄졌다. 대체 배송 기사에게 물어보니 물건당 2000원에서 2600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렇게 비용을 들여가면서 대체 배송을 하고 있지만, CJ 원청은 대화를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택배연대는 9일 울산경찰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경찰이 대체 배송을 막아선 노조원을 테이저건으로 제압했다며 강경 대응을 규탄할 계획이다. 지난 7일 울산 달동주공3단지 택배 대체배송 현장에서 노조원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차량 밑으로 들어가 막아서자, 경찰이 전기충격기를 사용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