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overtourism).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그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이로 인한 원주민의 저항, 즉 관광 공포증(관광 혐오증. 투어리즘 포비아. Tourism Phobia)이 가까운 통영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세계 주요 관광 도시가 관광정책 정비에 나섰다. 관광 진흥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 수요 억제를 위한 작업이다.

각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관광이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다시 살펴볼 문제다. 관광객이 많이 오면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고 땅값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혜택이 지역민에게 돌아가는지 의문이다.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정주민은 내쫓기고, 대자본이 그 자리를 채우는 게 대부분이다. 결국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꽉 막히는 도로만 남는다. 치솟는 물가는 또 어떤가.

몇 달 전 가족여행으로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성인 7명, 어린이 2명으로 모두 9명이 떠난 1박 2일 여행이었다.

그런데 한옥마을에서 한옥은 정작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온통 먹거리 가게였고, 가게마다 늘어선 사람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이건 먹거리 마을"이라고 입을 모았다.

간식과 특산물 먹거리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울 생각이었는데, 엄청난 물가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야시장에서 유명하다는 먹거리 몇가지를 기나긴 줄을 선 끝에 구입했는데, 거의 20만 원어치에 육박했다. 결국 엄청난 사람에 치이고 높은 물가에 놀란 여행이 됐다.

다시 우리 가족에게 한옥마을에 가자고 한다면? 아마도 손사래를 치지 않을까 싶다. 과연 누구를 위한 관광 활성화일까?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