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만 원으로 하루 영화 1편 제공
소비패턴 빅데이터 확장성 무궁무진

최근 미국에서 무비패스(Moviepass.com)가 화제다.

2011년도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무비패스는 한 달에 50달러를 내면 하루에 한 편씩 30여 편을 볼 수 있었다. 한 달에 대략 5~6편의 영화를 봐야 본전이고 그 이상을 본다면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입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가입을 꺼릴 수 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유로 패스나 내일로 패스(코레일)처럼 일정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열차를 이용할 수 있거나, 일정 금액을 내면 헬스클럽 여러 곳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서비스와 유사하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평일에 텅텅 비는 극장을 떠올려 '남는 표를 싸게 사서 파는 색다른 비즈니스가 생겼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관의 입장에서 주중에 남아도는 좌석을 저렴하게 팔아서 수익을 올릴 기회가 되기도 한다.

놀랍게도 2017년 무비패스는 한 달에 9달러 95센트를 내면 하루에 한 편의 영화를 한 달 내내 볼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었다. 대략 1만 원을 내고 한 달 동안 30여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

무비패스는 5개월 만에 15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게 실화냐?'에 부합하는 일이다. 물론 몇 가지 제약이 붙는데 2D 영화만 가능하고 예매는 어려우며 당일 구매만 가능하다.

또한, 극장 근처에서만 무비패스 앱을 통해 예약과 구매가 가능하다. 실제 무비패스를 통해 이용 가능한 극장이 미국 내 3만 6000개 영화관 전체의 91%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는 평론가들은 둘로 나뉜다. 무비패스가 새로운 영화관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거나 무비패스가 쌓아놓은 투자금을 다 쓰면 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무비패스는 회원들에게 충전해줄 티켓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데 데이터 분석회사에 회사 주식을 넘기고 대규모 투자를 받아서 충분한 실탄을 장전한 바 있다. 무비패스의 미래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많지만 미래사회 변화의 일단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무비패스에 따르면 새로운 빅데이터 사업 모델은 가입자들의 소비패턴, 즉 어떤 종류의 영화를, 언제, 얼마나 자주 보는지 등의 정보를 모아서 마케팅 회사나 데이터 회사에 판매하는 것이다. 과거에 무비패스는 잉여티켓 판매회사였으나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로 변화해갈 것이다.

567662_433675_4435.jpg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되는 사회는 '플랫폼'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지 않다면 무비패스의 서비스는 미친 짓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만약 많은 사람이 무비패스를 통해서만 영화를 보고 고객들의 소비패턴 데이터로 무비패스가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만들어 낸다면 무비패스는 태풍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