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회원2 재개발 경로당 철거 예정 "컨테이너라도 주오"

창원시 회원2재개발구역 어르신들이 경로당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재개발정비구역에는 '성신경로당'이 아직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 주변에는 이미 대부분 집이 비었고, 철거가 진행 중이다. 대부분 팔순을 넘긴 어르신들이 성신경로당에서 가족처럼 지낸 세월만 20여 년이다. 이들은 새로운 공간을 원하고 있다. 성신경로당은 약 40㎡ 규모다. 어르신들은 다른 경로당에 가는 것은 마음이 편하지 않고, 시설도 불편하다고 했다.

마산회원구청에 따르면 성신경로당은 1989년 7월 20일 경로당으로 등록됐다. 어르신들은 "이 건물은 50년 전부터 있었고, 25년 전에 40여 명이 5만 원씩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건물을 샀다"고 했다. 어르신들은 이 경로당에 많을 땐 13명가량, 보통 5~6명이 모인다고 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 재개발 구역 내 성신경로당. 20년 넘게 사랑방 역할을 해왔지만 곧 뜯길 처지다. /박일호 기자 iris15@

40년 넘게 한 동네서 살다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대부분 석전동, 구암동, 회성동 등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 후에도 오전 11시쯤 되면 하나 둘씩 경로당에 모인다.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한 어르신은 걸어서, 멀리 이사 간 어르신은 버스를 타고 온다. 그동안 어르신들은 같이 점심을 해먹고, 10원짜리 화투를 치며, 서로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등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

그런데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될 예정이어서 언젠가는 경로당을 비워야 한다. 약 570m 떨어진 회원경로센터에 팔거리 거점 경로당 등이 있지만 어르신들은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회원2구역에는 성신경로당 외 경로당이 3곳 더 있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손필선(87) 씨는 "자식들한테 부담 주기 싫으니까 여기 와서 할매들하고 같이 지내는데 철거가 되면 갈 곳이 없다. 보상은 필요 없고, 우리끼리 오순도순 지낼 수 있도록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라도 가까운 곳에 컨테이너라도 하나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개발조합장은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낮에 가보면 어르신들이 잘 없다. 보상을 받으려는 목적"이라며 "보상은 절차대로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고, 경로당 마련은 창원시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는 "땅과 건물이 창원시 소유가 아니어서 임시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이 없었다. 그렇지만 어르신 배려를 위해서 조합에 임시 시설 마련을 수차례 요청해둔 상태"라며 "경로당 신축은 추진 중인데, 예산과 터 확보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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